주총 힘빼는 法개정…"균형추 필요" 지적 잇따라

주총 힘빼는 法개정…"균형추 필요" 지적 잇따라

황국상 기자
2016.03.03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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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리포트][3월 결산주총시즌 기획]② 소외되는 주인, 주총권위 지속하락 중

지난 2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재석 223인, 찬성 174인, 반대 24인, 기권 25인의 표결로 가결 처리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지난 2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재석 223인, 찬성 174인, 반대 24인, 기권 25인의 표결로 가결 처리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경제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이유로 법령 제·개정이 잇따르는 가운데 주식회사 최고 의결기구인 주주총회의 권한이 축소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해 이날부터 시행될 개정상법은 M&A(인수합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모회사-자회사로 구성된 기업집단에서 자회사가 외부기업을 인수할 때 모회사 주식을 대가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삼각합병, 삼각주식교환과 인수대상 기업의 특정 사업부문을 떼어내 합병할 때 그 대가로 모회사 주식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삼각분할합병 등이 그것이다.

주주총회나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업구조개편을 가능케 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상대방이 일정수준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영업양수도를 가능케 한 '간이영업양수도' 역시 이번 개정상법을 통해 도입됐다. 이사회 결의만으로 발행주식 총 수의 10%, 순자산액의 5%이하의 기업에 대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가능케 하는 '소규모 주식교환'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순 공포돼 오는 8월부터 3년간 시행될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소위 '원샷법'에서도 주주총회 절차를 우회해서 기업재편을 가능케 하는 제도들이 속속 도입됐다. 종전에는 발행주식 총 수의 10% 이하 기업을 인수할 때에만 주총개최 의무가 면제됐지만 원샷법 적용을 받는 기업은 발행주식 총 수의 20% 이하 기업까지도 주총없이 합병할 수 있게 됐다.

합병, 주식의 포괄적 이전·교환, 영업양수도 등의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필요한 주주총회 절차도 종전에는 최소 2주가 소요됐으나 원샷법은 이를 1주로 줄였다. 합병 등 주총안건에 대한 반대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도 상법, 자본시장법 등은 관련주총 결의일로부터 20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지만 원샷법은 이를 10일로 줄였다.

회사가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에 대응해 해당주식을 매수해야만 하는 기간도 상법과 자본시장법은 청구기간 종료일로부터 각각 2개월, 1개월로 규정하고 있으나 원샷법은 이를 6개월, 3개월로 늘렸다. 주주의 권한은 축소하되 회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주주총회의 권한이 축소된 것은 최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2년 시행된 상법 개정안은 재무제표 승인이나 이익배당 결정 등 이전까지 주총 결의를 필요로 하던 중요 결정들을 일정요건 하에 이사회 결정사항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사회의 권한은 늘어나되 이들이 회사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보수액의 6배(사외이사는 3배)까지 면책을 받도록 하는 규정도 당시에 새로 만들어졌다.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주되 주주총회의 권한은 축소한 또 하나의 사례다.

시장활성화와 투자자보호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어느 한 쪽을 중요시하다보면 불가피하게 다른 한 쪽이 피해를 보게된다는 얘기다. 주주총회 권한이 잇따라 축소되는 반면 기업 경영진이나 대주주 측의 이해가 더 중시되는 일련의 흐름도 경제활성화의 중요성이 더 크게 부각되는 과정에서 진행됐다.

전문가들의 우려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경제활성화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균형잡힌 규정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안택식 강릉원주대 교수도 "이번 상법개정에서도 소수주주와 채권자 권익에 대한 배려가 만족스럽게 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원샷법은 기업재편 편의를 위해 개정상법보다 더 파격적으로 소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규정을 많이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승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현행 상법상 주주총회 소집통지 기한이 2주 전으로 규정돼 있어 관련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건들에 대한 찬반을 결정하기 매우 촉박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샷법 등에서 이를 1주로 축소하면 주주총회의 형해화가 더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 "(원샷법의 유일한 전례인) 일본의 경우 원샷법을 도입해 신속한 사업재편을 도모하면서도 실효성이 큰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이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지침)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를 도입해 균형있는 성장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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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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