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세월호 때 성실의무 위반…미래 위한 지적" 보충의견

"朴, 세월호 때 성실의무 위반…미래 위한 지적" 보충의견

한정수 기자
2017.03.10 12:26

[朴 대통령 파면]안창호 "보수·진보 문제 아닌 헌법질서 수호 문제, 파면결정 할 수밖에"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헤대통령탄핵심판 선고가 이정미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헤대통령탄핵심판 선고가 이정미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헌법재판소가 10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사익 추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다만 관심을 끌었던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상황이 발생했다고 해 대통령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이수(64·사법연수원 9기)·이진성 재판관(61·10기)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 전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보충 의견을 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급박한 위험이 초래된 국가위기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박 전 대통령의 대응이 지나치게 불성실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사유만으로 파면하기는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른 재판관들과 같은 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파면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도 굳이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지적한 배경에 대해 "미래의 대통령들이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해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유산으로 남겨져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상실되는 불행한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 박 전 대통령이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국가위기 상황의 경우 대통령은 즉각적인 의사소통과 신속한 업무수행을 위해 청와대 상황실에 위치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박 전 대통령은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한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있으면서 전화로 원론적인 지시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이 상황을 지휘하는 것은 실질적 효과 뿐 아니라 상징적 효과도 갖는다"며 "진정한 국가 지도자는 국가위기의 순간에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함으로써 피해를 취소화하고 피해자 및 그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국민에게 어둠이 걷힐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 최고책임자의 지도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은 일상적 상황이 아니라 국가위기가 발생해 그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이를 통제 관리해야 할 국가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라며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4월16일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안창호 재판관(60·14기)은 "이번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파면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보충 의견을 냈다.

안 재판관은 "우리와 우리 자손이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나라"라며 "그런데 이번 탄핵심판을 기각한다면 앞으로 대통령이 이 사건과 유사한 방법으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도 파면 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기반으로 한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와 우리 자손이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바로 세우고 비선조직의 국정개입, 대통령의 권한남용, 정경유착과 같은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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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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