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리]"법원처럼 무작위 배당?"…검찰 사건 배당 어떻길래

[검블리]"법원처럼 무작위 배당?"…검찰 사건 배당 어떻길래

이미호 기자
2019.10.26 06:00

[the L]법무검찰개혁위의 검찰 사건배당 비판에 검찰 발끈…하지만 전관예우 논란 '여전'

[편집자주] 검찰 수사는 브리핑이나 발표로 전달되는 뉴스 외에도 이면에서 벌어지는 내용이 더 많습니다. 맛평가 조사인 블루리본처럼 검찰블루리본, '검블리'는 검찰 수사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살펴보고 전달하고자 합니다.
(과천=뉴스1) 오대일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30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검사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 개혁위는 법무부 탈권력화, 검찰 조직문화 및 인사제도 개편 등 방안을 마련해 법무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2019.9.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과천=뉴스1) 오대일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30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검사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 개혁위는 법무부 탈권력화, 검찰 조직문화 및 인사제도 개편 등 방안을 마련해 법무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2019.9.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의 사건배당은 매일 이뤄진다. 차장검사가 일정한 시간에 가서 사건 기록을 훑어보고 각 부에 배당한다. 그러고 나면 부장검사가 자신이 맡고 있는 부에 배당된 기록을 살피고 검사별로 배당을 한다. 부장검사들은 매달 공개되는 '사건 배당 수'를 참고해 한 검사에게만 몰리지 않도록 일을 분배한다.

검찰개혁안을 논의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 내 '상명하복' 문화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던 사건배당 시스템의 기본 운영 원리다. 이에 사건 배당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법원처럼 판사별 무작위 배당 시스템을 검찰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에도 경찰 송치 사건에 한해서지만 무작위로 사건을 배당했던 시절이 있었다. 문제는 경찰 입장에서 사건이 배당될 때마다 새로운 검사와의 소통 문제가 뒤따르고 사건마다 검경간 분업과 협업에 진통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의 배당 시스템은 전문화와 분업화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청별로 사건의 성격에 따라 담당하는 부서를 나눈다. 또 부별로 관할서를 정해 경찰 송치 사건을 배당한다.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 주로 전담부서로 향한다. 명예훼손 사건이 주로 형사1부에 가거나, 관세 관련은 외사부, 성폭행 사건이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여조부)에 가는 것처럼 말이다.

사건 배당도 주 2회에서 매일 배당으로 바뀌었다. 수십년간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노하우가 있고 나름의 '룰'이 작용한다는게 검찰 주장이다.

무작위 배당에 대한 검찰의 반감은 상당히 크다. 초임 검사가 아무 경험도 쌓지 않고 대형 사건을 덜컥 맡게 될 경우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간다는 것이다.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 다시 실력있는 검사에게 재배당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처음부터 실력과 경험을 고려한 배당을 하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무작위 배당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이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부장 검사는 "검사 수가 적은 군소지청에서 지역의 성범죄나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의 특색을 파악하려면 최소한 3~4개월은 비슷한 사건을 집중 배당 받아야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랜덤으로 배당되면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라도 검사마다 다른 처분이 나올 수 있다. '처분결과의 통일성'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관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 상당수가 공감한다는 측면에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위원회 소속인 이탄희 변호사가 라디오 방송에 나와 "특정검사에 수천만원짜리 배당을 준다"고 검찰을 비판한 것도, 핵심은 전관예우 논란이 현재진행형이라는데 있다.

지난 4월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하루 전날, 영장전담 판사의 고교 동문을 변호인으로 긴급 투입한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안 전 대표의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법조계에선 '전관예우 논란'이 파다했다.

수십년간 경험을 통해 검찰이 터득해 온 룰과 함께 외부에서 전달되는 검찰을 향한 쓴소리에 검찰 역시 스스로를 돌아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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