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3번째 확진자가 오간 것으로 확인된 장소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었다. 이 사실을 모르고 방문한 사람들은 곧바로 자리를 뜨기도 했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일산 내 스타벅스 A 매장에는 고객 7명 정도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커피숍은 60평 이상 규모에 좌석 수 120개가 넘는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한산했다. 오후 1시까지 매장 내 가장 손님이 많을 때조차 테이크아웃을 포함해 10명을 넘지 않았다.
A매장은 세번째 확진환자가 방문한 곳이다. A매장에서 커피를 사들고 나오던 정모씨(33)는 해당 사실을 알고 방문했냐는 질문에 "알았으면 안 왔다"며 곧바로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3번째 확진환자가 다녀간 호텔, 병원, 백화점 등도 모두 마찬가지 상황이다. 세번째 확진자가 투숙했던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호텔뉴브'의 온라인 예약 취소율은 80%가 넘는다.
호텔 측은 "최근 확진자 방문과 관련해 투숙 고객에게 해당 상황을 선제적으로 안내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온라인 기준으로 예약이 80% 이상 취소가 됐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에는 고객들이 더 많이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가 다녀간 '글로비 성형외과'는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입구에 위치한 안내문에는 "확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안전하게 격리 후 치료중이며 본원은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및 소독을 완료했다"고 적혀있었다.
병원 측은 "해당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 예약이 60% 정도 취소가 됐다"며 "해당 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모두 연락을 취해 취소를 원하면 취소를, 환불을 원하면 환불을 다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산 그랜드백화점 역시 손님이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48)는 "두 시간째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푸드코트의 한 분식집도 손님이 평소의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주변 상점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인근 지역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오전에 엄마 모임이 종종 있는데 오늘은 방문자가 없다"며 "설 연휴 이후 첫 평일이어서 오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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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랜드백화점을 찾은 서모씨(52)는 "확진자가 일산에 있다는 것만 알지 자세한 이동 경로를 알지 못하니 오히려 걱정이 크다"며 "정확한 시간은 아니더라도 어디 어디에 갔는지는 알아야 시민들도 대비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불안감에 약국을 찾는 사람은 늘었다. 경기도 일산 주엽동의 한 약국은 이미 손 소독제가 모두 팔려 재고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약사 김모씨는 "손소독제가 모두 나가서 소독용 에탄올을 스프레이통에 넣어서 쓰라고 안내할 정도"라며 "문을 연 지 한 시간 만에 20개짜리 마스크가 20개 정도 나갔다"고 했다.
실제로 평소와 달리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시민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근무하는 시민들은 특히 걱정이 많았다. 한 사거리에서 교통안내 업무를 하던 양모씨(77)는 "평소에는 마스크를 잘 안 썼는데 방송에서 계속 떠들고 회사에서 마스크를 나눠주길래 썼다"며 "우리가 잘 조심하고 관리를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세번째 확진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일산 명지병원 역시 예상보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체온이 37.5도를 넘어서거나 폐렴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확인한 뒤 이상이 있다 판단하면 격리음압병실로 이동시킨다"며 "확진자가 있는 5층 격리음압병실은 이 환자 병실 외에 전부 비워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르스를 겪으면서 확진자 정보를 환자나 외부에 빨리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며 "공개 이후 외래진료 취소 건수는 10건 수준으로 평상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