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리]선거사범, 6개월 내 기소…재판 최종 선고까지는 4년?

[검블리]선거사범, 6개월 내 기소…재판 최종 선고까지는 4년?

이정현 기자
2020.04.18 06:30
검블리 / 사진=이지혜기자
검블리 / 사진=이지혜기자

검찰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나자마자 선거사범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총선 관련 16일 기준 검찰이 입건해 조사 중인 선거사범은 총 90명이다. 검찰은 이미 4명을 조사한 뒤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이 이처럼 선거가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이유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1항은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는 당해 선거일후 6개월(선거일 후에 행해진 범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을 경과함으로써 완성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범인이 도피한 때나 범인이 공범 또는 범죄의 증명에 필요한 참고인을 도피시킨 때에는 공소시효가 3년으로 늘어난다.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이유는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선거에서 당선된 정치인이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계속해서 검찰 수사를 받는다면 정치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상대 진영 정치인들이 계속해서 약점으로 물고 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검찰은 선거기간 입건된 선거사범에 대해 6개월 내 처분을 내려야 한다.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기든 무혐의 처분을 내리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에는 공소시효 외에도 재판기간에 대한 규정도 있다. 검찰 처분 기간에만 제한을 둔 것이 아니라 재판 기간도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과 그 공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해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종합하면 선거가 끝난 뒤 6개월 이내에 검찰 처분이 이뤄져야 하고 기소됐을 경우 최대 1년 내로 확정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이 이처럼 재판기간을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후보자들이 재판에 오랜 기간이 걸린된다는 점을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기소된 피고인이 1심 판결부터 대법원 판단을 받기까지 2~3년이 걸리는데, 국회의원 임기가 4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기 내 확정판결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판기간에 제한이 없으면 후보자가 선거기간에 흑색선전, 가짜뉴스 등 공직선거법을 어겨가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이 된 뒤 4년 임기를 채워가며 천천히 재판을 받을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이 이처럼 재판기간에 대해 제한을 두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법원은 공직선거법의 재판기간 제한 규정을 일종의 훈시 규정으로 여겨 반드시 따르지는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법조계에서는 재판기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공소시효만 짧은 게 무슨 도움이 되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은 공소시효를 넘겨 버리면 처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조건 그 기간 내에 사건을 종결해야 하지만 재판은 대부분 오랜 기간 진행된다"면서 "법원은 최종적인 법 해석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상 재판기간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당선인이 당해 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인해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때를 당선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정현 기자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