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배달의 시대, 쓰레기의 습격③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업과 비대면 산업이 성장하면서 플라스틱 배출량이 끝없이 치솟고 있다. 문제는 해마다 1000만 톤 가량 쏟아지는 플라스틱 폐기물 중 실제 재활용되는 것은 3분의 1뿐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절대 소비량을 줄이지 않으면 '플라스틱 대란'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은 그동안 세계 최상위권의 폐기물 재활용률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무려 86.1%를 기록했다. 통계대로라면 대부분의 플라스틱이 재활용된다는 얘기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는 재활용률보다는 분리수거율에 가까운 수치다.
통상적으로 폐기물 재활용은 '수거-선별-재활용'의 세 단계 과정을 거친다. 시민들이 분리한 쓰레기를 수거업체가 모아 선별업체로 넘기고, 선별업체는 건네받은 폐기물이 재활용에 적합한지 살핀다.
정부는 선별업체에 반입된 총량을 재활용 통계로 삼는다. 업체가 그 중 얼마를 재활용했느냐는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다. 선별업체가 재활용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폐기물로 다시 처리한 폐플라스틱도 '재활용'으로 집계되는 셈이다. 심지어 이 통계에는 음식물 쓰레기도 재활용 가능 폐기물로 구분된다.
잔재물을 빼면 실제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전체의 30% 수준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폐기물 관련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면서 "2016년 기준 재활용률 1위 국가인 독일(67%)마저 실질 재활용률을 재산정하면 50%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평균이 16%인 수준에서 재활용을 잘한다는 국가도 30%를 넘기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분리 수거 체계가 완벽하게 구축되더라도 현행 기술로 재활용이 가능한 폐플라스틱은 전체의 50% 정도에 불과하다. 플라스틱 재질이 두 가지 이상 또는 다른 재질과 접합된 합성수지를 복합재질이라고 하는데, 이 복합재질은 재활용이 근본적으로 어렵다. 복합재질 플라스틱이 폐플라스틱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복합재질 플라스틱은 비닐이다. 햇빛 차단, 식품 보존 등 여러 기능을 갖춘 플라스틱으로 이뤄져있다. 플라스틱 포장지나 페트의 60~80%가 재활용이 가능하다면 비닐은 썩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이 세계 상위권에 속해있다. 유럽 플라스틱·고무산업 제조자 협회(EUROMAP)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으로 벨기에(170.9㎏)와 대만(141.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미국(93㎏)과 중국(57㎏), 일본(65.8㎏)도 제쳤다.
2017년 한국에서 사용된 비닐봉지만 해도 235억개(46만9200t), 페트병은 49억개(7만1400t), 플라스틱 컵 33억개(4만5900t)였다. 비닐봉지만으로 한반도 70%를 덮을 수 있는 양이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개발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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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소장은 "소비량을 줄이면서 재활용률을 늘려야 한다"면서 "특히 연구를 통해 플라스틱 생산단계에서 재질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