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료는 '표현의 자유' 문제[기고]

망 이용료는 '표현의 자유' 문제[기고]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2.07.22 05:00
황성기 교수
황성기 교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망 사업자와 해외의 대표적인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간에 '망 이용료'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은 국내 망 사업자로부터 인터넷망 접속을 구매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많이 보내는 만큼 돈을 내라는 것이어서, 기존의 '망 접속료'에 더하여 트래픽에 따라 추가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망 이용료이다.

현재의 법적 분쟁은 민사소송을 통해서 다투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별개로 콘텐츠 사업자의 망 이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들이 여러 개 국회에 발의되어 있기도 하다. 이들 법안은 콘텐츠 사업자들이 망 사업자들에게 일정한 망 이용료를 내도록 또는 약정하도록 강제하는 사항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망 이용료 개념은 단순히 일반적인 재화?시설 이용에 따른 채권?채무관계나 사인 간의 약정관계 같은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인터넷의 철학과 관련된 문제이자 헌법 상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망 이용료가 데이터 전송에 대한 별도의 대가를 의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망 중립성 문제와 관련돼 있다. 왜냐하면 데이터 전송에 대한 과금은 망 중립성 명제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이다.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이란 모든 망사업자는 당해 망을 이용하는 모든 콘텐츠와 망에 연결되어 있는 모든 디바이스를 동등하게 취급하여야 한다는 명제로서, 인터넷 개방성에 대한 원칙으로서의 '열린 인터넷'(Open Internet) 원칙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둘째, 인터넷이란 전 세계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된 상태, 즉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a network of networks)'을 말한다. 따라서 특정 주체가 소유하면서 다른 주체에게 이용료를 받을 수 있는 재화가 아니다. 또한 인터넷의 특성은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이용비용의 저렴성을 포함하는 의미에서의 접근의 용이성, 정보의 다양성 등에 있다. 특성 그 자체가 본질이다. 인터넷의 철학적 기반은 '참여와 개방 그리고 공유'에 있다. 바로 망 이용료의 문제가 인터넷의 철학적 기반과 관련되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셋째, 위와 같은 구조적 특성과 본질을 가지는 인터넷은 헌법적 관점에서 보면 '의사표현의 매개체'다. 따라서 인터넷은 헌법 상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된다. 망 중립성 명제가 '망을 이용하는 콘텐츠와 당해 망에 연결되어 있는 디바이스에 대한 취급'의 문제라고 한다면, 망 이용료 개념은 논리필연적으로 의사표현의 매개체인 인터넷 상에서의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된다. 또한 망 중립성 명제를 망을 통해서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에 대한 제한가능성의 문제로 본다면, 망 이용료 개념은 정보접근권 보장 문제로 이해될 수도 있다.

망 이용료 개념을 단순히 민사법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문제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문제의 본질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철학적?헌법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인터넷의 철학적 기반을 무너뜨릴 위험성은 없는지 그리고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접근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는지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특히 망 이용료 개념을 입법화하는 것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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