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L] 화우의 조세 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세금에 관해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경구는 "사람이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두가지가 죽음과 세금"이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그리고 세금과 죽음 외에 살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한 가지를 더 꼽으면 결혼을 들 수 있다. 세금은 완전하게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죽음과 가깝지만 잘 대비하고 설계하면 좋은 결과가 뒤따른다는 점에서는 결혼과 닮았다.
중세에는 농노들이 다른 장원의 농노와 결혼해 거주지를 떠날 때 영주에게 납부하는 결혼세가 있었다고 한다. 몇 년 전 부부 공동명의 재산에 종합부동산세가 중과되자 '현대판 결혼세'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결혼축의금을 결혼한 아들의 집 구입대금으로 사용한 데 대해 과세당국이 증여세를 부과하자 결혼축의금이 혼주(부모)의 것인지, 결혼한 본인의 것인지가 논란이 된 적도 있다. (현재는 일정 범위의 축의금에 대해서는 비과세로 규정한다).
법률상 혼인을 의미하는 결혼이나 결혼의 결과로 탄생하는 부부, 그리고 배우자가 세금과 연관되는 사례는 현행 세법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소득세와 재산세 과세에서 부부의 소득이나 재산을 합산해 과세할 것인지 따로따로 과세할 것인지부터 꽤 오래된 논쟁 중 하나다. 이는 소득세나 재산세가 누진과세를 취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혼인과 가족생활의 보호를 규정한 헌법 규정에 따라 근로소득을 제외한 다른 금융소득이나 부동산소득 등은 물론 재산세도 부부합산 과세하지 않고 소유명의에 따라 각별로 과세한다. 이는 현행 종합부동산세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주택양도소득과 관련해선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할 때 부부가 각자 명의로 주택을 보유하는 경우 1세대 2주택으로 봐 합산 과세한다.
부부가 생전에 서로 증여하면 6억원까지 배우자 공제가 인정된다. 민법상 부부 중 한 사람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서도 예금이나 부동산 명의가 이전되면 증여로 추정돼 과세된다. 다만 6억원까지는 과세가액에서 공제되기 때문에 6억원 한도에서는 걱정 없이 재산 명의를 이전할 수 있다.
이렇게 증여로 취득한 재산은 증여시점에 시가로 취득한 것으로 봐 해당 자산을 다시 양도하는 경우 취득가액을 증여 당시 시가로 산정하기 때문에 부동산을 배우자에게 증여한 뒤 양도하는 경우에는 배우자 증여공제로 인해 양도소득세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런 방식은 결과적으로 조세 회피가 되기 때문에 현행 세법에서는 배우자가 증여받은 재산을 5년 안에 양도하는 경우 증여자가 당초 취득한 가액을 취득가액으로 보고 양도차익을 산정하도록 하는 특별규정을 뒀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해 상속이 이뤄지면 원칙적으로 배우자의 상속분 전부를 상속재산가액에서 공제하는 배우자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현행 상속세제는 일단 상속재산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해 과세하고 공동상속인은 각자 상속받은 재산을 한도로 다른 상속인들의 상속분에 대한 상속세에 관하여도 연대납세의무를 부담하므로 실질적으로 배우자 공제의 혜택이 배우자에게만 귀속되지 않고 공동상속인 전체에게 귀속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이 점은 유산세제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우리나라도 독일이나 일본과 같이 상속인 각자가 받은 상속분을 과세가액으로 삼는 유산취득세제로의 변경을 현재 입법차원에서 검토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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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부부가 이혼할 경우에는 어떤 세금 문제가 발생하는가. 최근 한 대기업 총수의 이혼사건에서 판결로 선고된 재산분할 액수가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 판결에서처럼 재산분할로 이전되는 재산에는 양도소득세나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혼하는 부부의 재산분할은 배우자가 자신의 몫(잠재적 지분)을 다시 찾아가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재산 이전이라도 위자료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위자료 지급채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는 금전적 채무로 채무 변제를 위해 부동산 등을 양도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법 조문을 추적하다보면 결혼과 세금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세금은 사람이 살면서 피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부부에게 가장 바람직한 절세방안은 평생 쓸 정도의 재산을 벌어 잘 관리하고 소비하면서 해로하는 것이 아닐까. 얼핏 소박하게 느껴지지만 살면서 진실로 이것보다 더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임승순 고문변호사는 법무법인(유) 화우의 조세전문그룹을 이끌고 있다. 사법연수원을 9기로 수료해 각급 법원 판사와 부장판사로 근무하다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퇴직했다. 국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국무총리 행정심판 위원,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 서울지방국세청 조세법률고문, 기획재정부 국세예규심사위원회 민간위원을 거쳐 현재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 등 조세 관련 분야에서 주로 활동한다. 2013년 세계 법조인명록 Corporate Tax 분야 한국대표변호사로 선정됐다. 대표적인 저서인 '조세법'은 세법 분야의 대표적인 필독서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