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일자리 '外人' 시대 ⑤외국인 가사 도우미 도입 찬반 논란

정부와 서울시가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를 양육하고 있거나 자녀 계획을 가진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비용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며 반기는 의견이 있는 반면 문화적 차이를 이유로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7세 아들을 두고 있는 박민철씨(40)는 "요즘은 글로벌시대라 한국 어디에서나 외국인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자녀가 새로운 문화를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의사소통 과정에서 어려움은 있겠지만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신뢰를 쌓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김연지(29)씨는 "동남아 국가에 여행을 갔을 때 한국인 부모들이 현지 보모들에게 아이들 맡긴 모습을 자주 봤다"며 "아이들을 세심히 돌보는 모습을 보고 외국인에게 내 아이를 맡겨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고용을 고려해볼 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고용에 걱정을 내비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의사소통과 문화적 차이 등으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고 비용 역시 선뜻 고용할 만큼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
2세 아들을 키우는 김모씨(32)는 "아이를 키울 때 나라마다 문화적 차이가 있고 먹이는 음식이나 재우는 방식도 다르다"며 "다문화 가정에서도 이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는데 그런 갈등을 떠안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맞벌이 부부로 일하다 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 김희영씨(가명·29)는 "(최저임금에 따라 보수를 산정한다면) 월 200만원 수준이라는데 200만원이 싼 게 비지떡처럼 쓸 수 있는 돈은 아니다"라며 "돈을 좀 더 주고서라도 내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이 저출산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희영씨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은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 아니다"며 "일단 출산 후에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명의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최모씨(43)도 "예전에는 여러 명을 낳고 손이 부족할 때 옆집 등이 함께 아이를 봐주는 등 공동 양육이 되는 때였는데 지금은 한 명만 낳아 모든 정성을 다해 키우고 최선의 것을 주고 싶어하는 경향이 더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화적인 차이 등) 또 다른 위험 부담이 있는 제도를 시행하는 게 우선일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찬반 양론이 나뉘는 가운데 고용노동부와 서울시는 하반기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명을 고용하는 시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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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9월과 올해 4월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외국인 도우미는 경제적 이유나 도우미의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며 "이제 우리도 일하면서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 촘촘히 설계해야 할 때다. 제도에는 선악이 없고 장점만 취해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하면 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기관이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고용해 각 가정과 서비스 이용 계약을 맺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건설이나 제조업, 농·어업 등 고용허가제가 적용되는 비전문취업(E-9) 업종에 가사·돌봄 서비스를 추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