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배당금 받으려 허위 전세계약…대법 "실제 이득 없어도 처벌 가능"

경매 배당금 받으려 허위 전세계약…대법 "실제 이득 없어도 처벌 가능"

이혜수 기자
2025.01.30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2025.01.20. /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2025.01.20. /사진=뉴시스

경매 배당금을 받기 위해 거짓으로 전세계약을 했다가 실제 배당금을 받지 못 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경매방해죄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허위로 전세계약을 하고 배당요구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 B씨의 경매방해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2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10월부터 경기 용인시 한 빌라를 소유했고 B씨는 A씨에게 고용돼 해당 빌라를 관리했다. 이후 공사 대금 등의 문제로 해당 빌라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이후 공사 대금 채권자가 해당 부동산에 대해 강제경매를 신청해 강제경매가 개시됐다.

이에 B씨는 대항력이 있는 주택 임차인인 것처럼 A씨를 임대인으로 하는 전세보증금 6000만원 상당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실제 전세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A씨와 B씨는 2심에서 경매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선순위 근저당권 등이 존재해 A씨와 B씨의 임차권 허위 신고가 강제경매 절차상 대항력이 없는 만큼 유죄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들이 거짓으로 한 신고의 결과를 놓고 보면 경매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이득을 보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경매방해죄 성립은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다. 해당 경매 전반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A씨와 B씨의 행위가 경매 결과에 영향을 미치거나 경매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사실상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지 등을 다시 따져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 "이번 사건의 부동산 권리의무관계나 임차권의 대항력 유무와 같은 객관적 법률평가에만 의존해 A씨와 B씨 등이 신고한 임차권은 대항력이 없는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경매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은 경매방해죄 성립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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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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