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살해 사건 파장]키즈폰, 호신용 경보기 등 제품 관심 커져

초등학교 내에서 교사가 학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등굣길을 함께 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키즈폰과 호신용 경보기 등 불안 심리가 작용한 제품들의 수요가 높아졌다. 교내 CC(폐쇄회로)TV 설치와 교사의 정신 병력 조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40대 여성 A씨는 12일 "불안하지만, 맞벌이 가구라서 어쩔 수 없이 늘봄학교로 보낸다"며 "앞으론 아이들을 오후 늦게까지 학교에 남겨두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들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졌다. 도청 앱이라도 깔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뒀다.
30대 여성 B씨는 "정교사가 범인이라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이젠 교사들도 못 믿겠다. 키즈폰은 물론이고 호신용 경보기도 사줘야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CTV 설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학부모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40대 여성 C씨는 "교실 내부까지는 아니더라도 복도나 입구 정도엔 설치해야 한다"며 "교사의 정신 병력 조회도 했으면 좋겠다. 불안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유치원생을 둔 부모들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30대 여성 D씨는 "아이가 곧 초등학생이 되는데, 이 사건을 접한 뒤로부턴 한숨도 못 잤다"라며 "원래는 핸드폰을 사줄 계획이 없었지만, 입학 선물로 사줘야겠다"고 말했다.

불안한 학부모들은 자녀의 안전을 위해 직접 나섰다. 휴대전화 대리점을 찾아 키즈폰을 문의하고, 위치추적 앱 설치 등을 알아봤다.
서울 종로구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 관계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의 동선을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는 키즈폰을 선호한다"며 "대전 초등생 살해 사건 이후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중고 스마트폰에 위치추적 앱을 설치한 뒤 자녀에게 물려주는 부모들도 많다"며 "기곗값이 저렴하고 혜택이 많아 키즈폰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선 위치 추적 앱을 설치한 학부모들이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뉴스 보고 불안해서 설치했습니다", "실시간 위치 확인이 가능해 안심됩니다", "잘 활용하겠습니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한 온라인 쇼핑몰엔 호신용 경보기 사용 후기가 잇따랐다. 이들은 "휴대하기 편하고 소리도 커서 아이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소리가 매우 커서 좋습니다", "앞으로 든든할 것 같습니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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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부모들은 자녀에 관련된 일이라고 하면 심리적 동일시 반응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라며 "이번 사건으로 심리적 타격을 크게 받은 부모들은 어떻게든 각자도생의 방법으로 아이를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물어보더라도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되며, 어른들은 트라우마가 지속된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연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교사 불신 여론에 "교사와 학부모·학생 간 신뢰가 이미 약해진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만이 분출돼 일반화된 것"이라며 "국가가 나서서 관련 제도를 보완해야 하고, 교사와 학부모·학생 간에 쌓인 오해를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