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살인' 신상 비공개? 이미 다 털렸다…얼굴 올리고 수군수군

'모텔 연쇄살인' 신상 비공개? 이미 다 털렸다…얼굴 올리고 수군수군

최문혁 기자
2026.02.24 04:11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사적 제재' 논란

모자이크 없는 얼굴 사진에
이름·나이까지 온라인 퍼져
댓글 등서 '2차 가해' 무방비
무차별 유포 규제강화 시급
신상공개 기준 재정비 필요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지난달 말 또 다른 남성에게도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숨진 이들의 부검을 진행 중이다./사진=뉴스1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지난달 말 또 다른 남성에게도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숨진 이들의 부검을 진행 중이다./사진=뉴스1

경찰이 '모텔 연쇄살인사건' 피의자의 신상공개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상이 확산하며 '사적제재' 논란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타인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명백한 처벌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현행 신상공개 기준이 국민 법감정과 맞지 않는 현실이 사적제재를 부추긴다는 의견도 나온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강북 모텔 연쇄살인 용의자 신상공개'라는 제목으로 한 여성의 얼굴사진이 모자이크 없이 공개됐다. 게시물에는 피의자로 지목된 여성의 이름과 나이 등 개인정보도 담겼다. 댓글난에는 피의자뿐만 아니라 사망한 피해자들을 향한 인신공격성 표현이 이어졌다.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난 신상공개가 2차 가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남성 2명에게 약물을 탄 음료를 건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는 지난 19일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살인 및 특수상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향정)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신상공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김씨의 신상공개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는지 △피의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나 재범방지 등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할 수 있다. 위원회에는 경찰청 소속 경찰관과 교수·변호사 등 총 7명이 참여한다.

전문가는 사적으로 이뤄지는 무분별한 신상털이는 명백한 처벌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사건의 본질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외모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팔로우를 늘리는 등 '관심끌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분석이다. 박종민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공인이 아닌 사람에 대한 개인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처벌대상"이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등 규제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상공개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법체계와 국민 법감정 사이의 간극이 사적제재로 이어진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경찰의 신상공개 기준인 '범행수단이 얼마나 잔인해야 하는지' '공익의 기준이 무엇인지'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보완사안으로 꼽힌다. 기준이 모호한 탓에 사건별로 신상공개 결정기준이 달라져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법적인 신상공개는 엄벌해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알권리와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공개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신상공개 기준이 불명확하다"며 "오히려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를 막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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