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진 어머니와 교제하던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사실혼을 주장하며 재산을 나눠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사연자 A씨는 어머니 생전 남자친구로부터 재산 분할 소송을 당했다며 법적 조언을 구했다.
A씨 어머니는 식당을 운영하며 홀로 삼 남매를 키웠다. 식당은 맛집으로 소문나 분점까지 생길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삼 남매도 독립하자 어머니는 9년 넘게 교제한 남성 B씨와 종종 여행을 다니고 서로 집에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갑자기 쓰러지더니 결국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에 잠깐 얼굴만 비추고 갔던 B씨는 돌연 연락해 "어머니와 '여보'라고 부르며 부부처럼 동거한 사실혼 관계였다"며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생전에 재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1~2년 전에는 B씨가 결혼하자며 아파트 공동명의를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도 했다. A씨 남매와 B씨 자녀들 사이 교류도 전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소장을 받았다. B씨는 어머니가 숨지기 며칠 전 이미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A씨는 "돈 때문에 어머니를 만난 건가 싶어서 분노가 치밀었다. 데이트 비용이나 여행 경비는 대부분 어머니가 부담하셨다. 몇 년 전에는 B씨에게 부동산까지 사 주셨다고 들었다"며 "단순히 오래 사귀었다는 이유로 사실혼이 되는 거냐. 어머니가 B씨에게 준 돈이나 부동산을 되돌려 받고 싶다. 자녀들이 소송을 대신해야 하는지, 대응하지 않으면 재산을 빼앗기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김미루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려면 당사자 사이에 혼인 의사가 있고 사회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 생활 실체가 존재해야 한다"며 "A씨 어머니는 생전에 결혼을 거부했고 B씨와 주민등록이나 경제적 공동생활을 함께한 사실이 없으므로 사실혼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 B씨의 재산분할 청구는 인정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송 효력은 소장을 받은 시점이 아니라 소 제기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어머니 사망 전에 소송이 제기됐다면 상속인이 소송을 이어받는다. 자녀들은 상속인으로서 소송 수계를 통해 재판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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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머니가 생전에 지출한 데이트 비용이나 여행 경비, 선물 등은 돌려받기 어렵다"면서도 "어머니 사망 1년 이내에 상당한 금액이나 부동산을 증여해 상속인 유류분이 침해됐다면 유류분 반환 청구를 통해 일부 재산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