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심에서는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위증 등의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구형했었다.
이날 선고 직후 이 전 장관은 변호인 팔을 툭 치며 쓴웃음을 보였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딸은 이 전 장관 쪽으로 다가서며 "아빠, 내일 봐"라고 말했다. 방호원들이 이를 제지하자 이 전 장관은 가족들을 향해 눈웃음을 보인 뒤 퇴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1심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1심에서 사실이나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없다는 취지다. 다만 이 전 장관에 대한 양형이 너무 가볍다는 특검팀 주장을 받아들여 형을 높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내란을 모의하거나 예비한 것을 보기 어려운 점 △내란 관련 행위가 소방청장에게 한 전화 한 통인 점 △반복·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점 △주도·계획하지 않은 점 △실제로 언론사 단전·단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이 전 장관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내란이 성립해 (나라와 헌법이) 무너지면 원래대로 회복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고 우리 사회가 치러야할 대가는 막대하기 때문에 내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언론에 대한 단전·단수는 검열을 넘어 물리적으로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합법적인 비상계엄 상황에서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소방청에 하달해 최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다수 소방공무원이 내란행위에 연루돼 조사를 받아 정신적 고통이 큰 점이 불리한 정상"이라며 "원심의 형이 가볍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3일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계엄선포 당일 오후 11시37분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경향신문·한겨레·JTBC·MBC 등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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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장관은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앞서 1심은 이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위증 혐의는 유죄로,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단전·단수 문건이 존재한다고 봤고, 이 전 장관이 소방청장에게 이를 지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헌재 탄핵심판에서 위증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1심은 이 전 장관에게 소방청을 지휘할 일반적 직무권한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소방청장 및 일선 경찰서가 실제로 의무에 없는 일을 행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자신의 일반적 직무 권한을 남용하여 타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시킬 때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