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 SK(544,500원 ▲3,500 +0.65%)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 환송심 조정기일이 진행됐지만 1시간 만에 끝났다. 법원은 추후 조정기일을 한 차례 더 잡기로 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의 조정을 중재했다. 지난 1월9일 첫 변론기일 이후 4개월 만이다. 조정은 재판을 통해 판결을 하기 전 양측이 논의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합의안 도출에 성공하면 대법원 확정 판결과 같은 강제력을 갖는다.
노 관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법정으로 들어섰고 최 회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조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약 1시간이 지난 오전 11시2분쯤 노 관장은 변호인들과 함께 법정 밖으로 나섰다. 노 관장은 법정에서 직접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고 한다.
이날 법정에선 양측의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 노 관장의 기여도 등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은 부친에게 물려받은 특유재산으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반면 노 관장 측은 가사에 기여한 바가 있단 점에서 부부 공동재산인 SK 주식의 분할 비율을 높게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앞서 SK 주식의 분할 비율을 다시 산정하란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SK 주식이 특유재산인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으면서 파기환송심에서 결론을 매조져야 한다.
이에 더해 대법원 판결 이후 SK 주식이 급등하면서 재산분할 시점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갈린 것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재산분할은 현물이 아닌 전체 재산 가치의 가액을 분할하는데, 주가를 어느 시점으로 계산하는지에 따라 재산 가치가 크게 달라져서다. 노 관장 측은 이번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이날 조정기일을 마치면서 다음 조정기일을 추가로 지정하기로 했다. 노 관장 측은 조정기일 직후 취재진에게 "최 회장이 출석할 수 있는 날로 다음 조정기일을 잡기로 했다"며 "조정기일은 기본적으로 당사자 출석이 원칙이라 대화의 결론이 그렇게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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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재산분할소송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재판부가 나서서 조정갈음결정(강제조정)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정갈음결정은 당사자 간 합의가 성립되지 않았으나 법원이 제반 사정을 고려해 합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제도다. 다만 강제성은 없다. 당사자 중 어느 한 쪽이라도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 이의를 신청하면 결정은 효력을 잃는다. 이 같은 절차를 거치고 법원이 조정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결국 재판을 통한 판결로 가게 될 전망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해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후 2015년 최 회장 측이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며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고,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이듬해 2월 양측은 견해를 좁히지 못하고 정식 소송 절차를 밟게 됐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을 상대로 위자료 3억원과 SK 주식 1297만5472주의 절반에 달하는 648만7736주 분할을 청구했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 665억원과 함께 위자료 명목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SK 상장과 주식 형성 및 주식 가치 증가에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보고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분할액이 20배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16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산분할을 산정하는 데 있어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불법 자금이므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보고, 분할 비율 등을 다시 산정하라 판단했다. 불법 자금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혼 여부와 위자료 20억원 등은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