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모' 가면 축의금 더 하나요?..."청첩장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지친다"

'청모' 가면 축의금 더 하나요?..."청첩장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지친다"

최문혁 기자
2026.05.31 14:39
결혼과 함께 청첩장 모임이 늘어나면서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청년층 사이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뉴스1.
결혼과 함께 청첩장 모임이 늘어나면서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청년층 사이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뉴스1.

최근 결혼이 늘면서 결혼식 준비의 필수 과정으로 자리 잡은 이른바 '청첩장 모임'(청모) 부담이 청년층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지나친 허례허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혼인건수는 6만230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이는 2018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결혼이 늘면서 결혼식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청첩장 모임도 덩달아 늘었다. 청첩장 모임은 결혼식을 올리기 전 지인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며 청첩장을 전달하는 자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모바일 청첩장이 활성화됐음에도 젊은 층 사이에서는 청모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023년 25~39세 미혼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6.6%가 청모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청모 문화는 기존 가족 중심의 결혼식이 신랑·신부 중심의 결혼식으로 변화하는 과정의 하나로 분석된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친구들에게 직접 결혼 소식을 알리는 청모는 스몰 웨딩처럼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반영된 새로운 결혼 문화"라며 "부모님 중심의 결혼식에서 당사자 중심의 결혼식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혼과 함께 청모가 늘면서 결혼 적령기 청년층을 중심으로 청모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30대 직장인 남성 신모씨는 "요즘 결혼하는 지인들이 많아지면서 매 주말마다 청모와 결혼식이 반복되고 있다"며 "축의금 부담뿐만 아니라 주말 시간을 모두 뺏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직접 청모를 준비해야 하는 결혼 당사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크다. 청모를 어느 식당에서 하느냐가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청모 시 1인당 평균 식사 비용은 4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현재 청모에 드는 비용은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최모씨(32·여)는 "결혼식장부터 웨딩드레스까지 결혼식 준비만 해도 바쁜데 청모까지 신경 써야 해 힘들었다"며 "돈도 문제지만 청모를 할 식당을 고르는 것도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모 문화가 허례허식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미 결혼식 준비에 이중삼중으로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라며 "청모는 결혼을 주저하게 만드는 지나친 허례허식 중 하나가 돼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문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최문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