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제약 의약품을 사용하는 대가로 회삿돈을 횡령해 병원 및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박상훈 고려제약 대표이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일 박 대표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고려제약 병원사업부 운영을 총괄한 윤모씨에게는 징역 2년, 자금관리 실무자로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를 받는 류모씨에겐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자백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이외에 고려제약 법인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고려제약 영업사원 등 임직원 17명은 모두 100만~1500만원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박 대표 등이 2017~2024년 9월 회사 자금 41억6000여만원을 횡령해 여러 병원과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로 지급했단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불법 리베이트는 제약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고, 의료품을 구매하는 환자와 국민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행위이므로 엄단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들은 리베이트 행위가 불법이라는 걸 명확히 인식하고도 범행했으므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의약품 시장의 과도한 경쟁 과정에서 형성된 리베이트 관행이 범행에 영향을 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에 대해 "임직원의 리베이트 범행을 지시하거나 승인하는 방식으로 범행 전 과정을 장악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고려제약의 여러 직원이 형사 처벌 대상이 됐다. 지위와 책임에 맞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박 대표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이 사건 범죄로 인한 이득을 개인적으로 취득하지 않은 점 △내부 체계 쇄신을 위해 고려제약 임직원을 대상으로 리베이트 관련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점 △고려제약의 손해 회복을 위해 10억원을 입금하고 추가 변제 의지가 있는 점 △형사처벌의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