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대부업자가 법정 최고 이자율을 넘겨받은 초과 이자를 채무자에게 모두 돌려줬더라도 국가가 해당 금액 전액을 추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5일 대부업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765만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11월~2019년 7월 미등록 대부업을 하며 채무자에게 약 3400만원을 빌려주고 원리금 명목으로 8250만원을 받아 4765만8712원의 초과 이자를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적용된 이자율은 약 연 324% 이상으로 당시 대부업법이 정한 연 2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A씨는 2017년 7월~2020년 10월 법정이율을 초과한 무등록 대부업을 하면서 자금 추적을 피할 목적으로 97회에 걸쳐 합계 2억3786만원의 원리금을 대포통장으로 송금받은 혐의도 받았다.
A씨는 1심 진행 중 채무자에게 약 5500만원을 반환하고 합의했다. A씨 측은 초과이자 상당액을 모두 돌려줘 범죄수익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전액 추징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실제 취득한 이익인 4765만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2심도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판단을 모두 유지했다. 2심은 "A씨는 채무자들로부터 받은 이자를 대포통장을 통해 지급받은 다음 이를 인출(ATM) 기기에서 현금으로 인출해 대부분 은닉 또는 소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금 내지 변제금 명목으로 초과 이자를 반환했다는 사정만으로 그에 상응하는 금원이 추징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옛 대부업법을 위반해 수취한 초과 이자는 사후에 채무자에게 모두 반환하더라도 이미 범죄 수익으로 취득해 소비한 것"이라며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추징 대상이 된다"고 했다. 피해 복구가 이뤄졌더라도 국가의 범죄 수익 환수는 별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