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모여 '재선거' 외친 2030…"성향 관계없이 당연한 일"

이른 아침부터 모여 '재선거' 외친 2030…"성향 관계없이 당연한 일"

민수정 기자
2026.06.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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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인근에서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사진=민수정 기자.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인근에서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사진=민수정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모여 사흘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대체로 20∼30대 젊은 세대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차적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를 자극을 받은 결과라며 선관위 등에 반발하고 있는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일 오후 3시 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6700명 인파가 몰렸다. 전날 밤에는 3만여명의 시민이 몰리기도 했다. 핸드볼경기장 내 개표소에 남아있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이미 대부분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은 사흘째 출입구를 지키며 재선거와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올림픽공원을 찾은 시민 10명 중 4명이 20∼30대였다. 실제 현장에서 젊은 층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밤을 새운 듯 피곤함이 역력한 얼굴로 돗자리에서 뒤늦게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음료수 더미처럼 무거운 짐을 나르는 것을 돕거나 공원을 돌아다니며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주는 사람들도 모두 30대 전후 젊은이들로 보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모두 정치 성향과 관계 없이 시위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30대 조은정씨는 "날을 새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라며 "투표권이 침해당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들고일어나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에서 친구와 함께 왔다는 20대 홍모씨는 "내일 출근이지만 시간을 내서 기차를 타고 왔다"며 "나라를 위해서는 당연히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30대 김모씨는 "투표용지가 강남권 등 특정 지역에서만 부족했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선관위를 견제할 수 있는 감사 기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학가와 교수단체, 변호사단체 등도 선관위 책임론을 지지하고 있다. 연세대·고려대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한국대학 총학생회 공동포럼은 전날 서울 신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를 '주권 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운영위원회는 지난 5일 "헌법이 보장하는 선거권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호해야 할 기관이 보여준 안일함은 숱한 의문을 자아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선관위의 실수가 '공정성'이 중요한 젊은 세대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의견을 낼만한 계기가 부족했던 젊은 세대가 이번 일로 각성하게 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공정의 문제'와 직결된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진다면 결과를 인정하겠지만 이번 선거는 (문제가 있어) 결과를 쉽게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젊은 세대가 정치적 의견이나 정체성을 드러낼 기회가 없었다"며 "젊은 층들이 억눌려 있다가 (이번 사태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 풀이된다. 그동안 진보 세력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20대 여성이 현장에 많은 것도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일은 지난 3일 지방선거 당일 서울 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간 유권자들이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전말은 조만간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시민단체 등이 선관위 관계자를 고발해서다. 경찰은 오는 8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하며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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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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