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이틀 전 '스토킹 사건' 왜 분리됐나…국수본 향하는 의혹

살인 이틀 전 '스토킹 사건' 왜 분리됐나…국수본 향하는 의혹

오문영 기자
2026.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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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이날 광주에선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2026.5.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이날 광주에선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2026.5.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을 둘러싼 검경 수사가 경찰 지휘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초동수사팀의 증거 누락·정보 유출에 이어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살인사건과 성범죄 사건을 갈라 수사하도록 한 배경이 새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국수본이 부당한 목적으로 병합수사를 막아 실제 수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입증하는 게 수사의 관건이라고 본다.

25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경찰청은 지난 5월8일 고(故) 이채원양 살인사건 수사 과정에서 장윤기의 이주여성 상대 스토킹 혐의를 추가로 인지하고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겠다는 계획을 국수본에 보고했다. 그러나 국수본은 같은 날 살인사건은 광산경찰서 형사과가, 성폭력 사건은 여성청소년과가 각각 맡아 수사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광주청은 사흘 뒤인 11일 두 사건을 병합해 송치할지 재차 문의했다. 수사를 담당한 광산서에서 병합 요청이 잇따른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본은 여성청소년과의 수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병합 송치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5월14일 살인사건을 먼저 검찰에 넘겼고, 성폭력 사건은 같은 달 22일 송치했다.

광주지검과 경찰청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이 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국수본이 분리수사를 지시한 배경과 구체적 보고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당초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부친과 초동수사팀의 유착 의혹에서 출발한 검경 수사는 광산서의 병합수사 요청을 국수본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경찰 지휘라인으로 확대됐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검찰 관계자들이 21일 오후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증거인멸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2026.7.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검찰 관계자들이 21일 오후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증거인멸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2026.7.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향후 수사는 국수본이 분리수사를 지시한 의도를 가리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상급기관이 중요 사건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방향에 의견을 내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분리 수사가 실제 일반 살인 혐의 적용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당시 지휘가 통상적 범위를 벗어났는지도 쟁점이다.

검경은 국수본의 분리수사 지시가 통상적인 수사지휘였는지, 부당한 목적이 개입된 결정이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지휘와 보고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졌는지, 분리수사가 일선 수사와 혐의 적용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 등이 조사 대상이다. 초동수사팀이 장윤기 부친에게 수사 내용이 전달되고 증거가 누락·폐기한 과정에 국수본이 관여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국수본이 스토킹 신고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고 두 사건을 분리했을 가능성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토킹 신고는 이양이 살해되기 이틀 전인 5월3일 접수됐다. 장윤기는 베트남 국적 여성 A씨의 원룸에 침입해 성폭행한 뒤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경찰에 피해를 신고했지만 출동한 광산서 첨단지구대는 장윤기에게 경고 문자메시지만 보내고 입건하지 않았다.

두 사건을 함께 수사할 경우 스토킹 신고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이 드러날 것을 국수본이 우려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당시 경찰은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에서 피해자 신고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던 상황이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당시 경찰의 늦장 대응을 질책한 바 있다.

국수본은 수사의 완결성을 고려해 사건을 별도로 배당했다는 입장이다. 살인사건 송치 기한이 임박했던 상황이라 확인된 혐의를 먼저 검찰에 넘기고, 스토킹 사건은 시간을 들여 철저히 수사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성범죄 수사 기록도 살인사건 기록에 첨부하도록 지휘했다고 밝혔다. 성범죄 정황을 수사에서 배제하거나 감추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장윤기를 살인 등 혐의로 송치하면서 A씨 성범죄 사건 분석 자료와 훼손된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품) 채증 영상, 범행 현장 인근 블랙박스 분석 결과 등을 검찰에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혐의가 성립하려면 국수본이 부당한 목적으로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 분리수사 지시에 문제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성범죄 관련 자료를 검찰에 함께 넘긴 만큼 해당 정황을 감추려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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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문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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