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이 이른바 '주가 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 피의자가 증거 선별에 하자가 있다며 제기한 준항고를 받아들였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김주석)은 피의자 중 한 명이 합동대응단 수집 증거의 증거 능력을 배제해달라는 취지로 낸 준항고 신청을 지난 24일 인용했다. 준항고 신청에 대한 심문은 앞 지난 15일 진행했다.
준항고는 압수수색 등 수사기관의 처분이나 법원의 재판이 부당하다고 느낄 시 피의자가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해달라고 청구하는 제도를 말한다.
사건 피의자들은 금융위원회가 증거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강제 조사권이 없는 금융감독원 직원들을 투입한 점을 문제 삼았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압수수색 등 강제 조사 권한은 금융위 조사 공무원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임의 조사권만 행사할 수 있다.
이에 금융위 측은 심문기일 당시 "행정조사는 준항고 대상이 아니고 금감원 직원이 압수수색 집행을 주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맞섰다.
법원의 인용 결정으로 1호 사건인 'DI동일 주가 조작 의혹' 수사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위법하게 확보한 증거물은 다시 영장을 받더라도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앞서 이번 사건은 금융위·금감원 등으로 구성돼 합동대응단이 지난해 출범 후 처음 적발한 사건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며 불공정거래 척결을 강조해오면서 주목받았다.
이 사건 피의자들은 재력가와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이다. 이들은 DI동일을 주가 조작 대상으로 삼고 법인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 1000억원을 동원에 시세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지난 1일 피의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