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치매환자 100만시대, 인프라의 그늘 ⑤기관 흩어진 '의료 데이터'부터 연계해야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는 시작에 불과하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204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치매를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치매 환자를 감당하려면 시설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와 요양·돌봄으로 나뉜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고 중증 환자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가 체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25년 9.09%에서 △2030년 9.22% △2040년 10.34% △2050년 11.81% 등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치매 유병률은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치매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2020년 9.17%였던 유병률은 지난해 소폭 낮아졌지만 고령화가 가속하면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 수도 계속 늘어나는 만큼 지금과 같은 인프라를 단순히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향후 돌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통합돌봄'이다.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보건·의료·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화된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통합돌봄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먼저 기관별로 흩어진 보건·의료 데이터를 연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치매 환자의 의료 데이터는 보건복지부가, 장기요양 데이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관리한다. 서로 다른 기관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다 보니 유기적인 정보 공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통합 돌봄을 시행했지만 실제 거버넌스는 통합되지 않았다"며 "다른 기관들에 흩어진 데이터를 주도권 잡고 모을 거버넌스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실질적인 연계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의 통합과 실제 데이터 연동은 별개 문제"라고 덧붙였다.
증상이 심해진 치매 환자를 받아줄 전문 의료기관을 늘리는 것도 과제다. 정부는 2019년 치매국가책임제의 일환으로 치매안심병원 제도를 시행했다. 가정이나 일반 요양시설에서 돌보기 어려운 중증 행동심리증상(BPSD)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입원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 거점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전국 25곳에 그친다. 중증 치매 환자를 돌보려면 많은 인력과 관리가 필요하지만 추가 비용과 위험을 감당하기 어려워 민간 의료기관이 더이상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국공립병원만으로는 질적·양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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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매학회 이사장을 지낸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노동 강도가 높고 사고 위험도 크다"며 "감수하는 위험만큼 충분한 의료 수가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치매 전담 시설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환자의 상태와 가족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돌봄 서비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돌봄 서비스의 질적·양적 향상을 위해서는 민간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가적 통제가 지나쳐 획일화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친다"며 "노인들이 유산을 자녀에게 상속하는 대신 돌봄 서비스에 지출하면 사회 환원에 따른 경제 순환과 유사한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