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임병들에게 서로 주먹으로 때리는 게임을 강요한 분대장이 징역형의 선고유예를 받았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3단독은 위력행사가혹행위, 폭행 혐의로 기소된 20대 전 분대장 A씨에게 징역 10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이날 밝혔다.
선고유예란 범행이 경미한 피고인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는 제도로,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처벌을 면해주는 처분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3일까지 경북 경산 한 군부대 생활관에서 같은 분대 소속 20대 일병 B씨에게 '원펀치 게임'에 참여하도록 강요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상병이자 분대장이었던 A씨는 B씨의 거절 의사에도 게임 참여를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른 병사 C씨와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게 한 뒤 서로 돌아가며 주먹으로 어깨를 세게 때리라고 요구했다.
B씨와 C씨가 그만하자고 했지만 A씨는 게임을 이어갔다. 두 사람이 게임을 피하려고 잠든 척하자 깨워서 다시 참여하게 했다. A씨는 B씨에게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잠을 못 자게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A씨는 지난해 7월 B씨 머리에 정글모를 씌운 뒤 턱끈을 조여 목을 조른 혐의도 받는다. 같은 해 8월에는 점호 시간에 웃었다는 이유로 군용벨트로 B씨 가슴 부위를 때렸다.
법정에 선 A씨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게임을 했을 뿐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정글모 끈으로 B씨 목을 조른 사실이 없으며 군용벨트로는 B씨가 아니라 B씨 옆 침대를 쳤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상급자인 A씨의 제안을 B씨가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점, 게임 중단 요구에도 A씨가 이를 계속 진행한 점, B씨가 고통을 호소한 점, 실제 B씨 팔에 멍이 든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정글모와 군용벨트를 이용한 폭행 역시 B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고 합의했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