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용(37·포항 스틸러스)이 후배 태극전사들에게 뭉클한 진심과 조언을 건넸다.
포항은 지난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4라운드 원정에서 이호재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4경기 무패(3승1무) 신바람 행진을 이어간 포항은 승점 22(6승4무4패)로 4위를 유지했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울산 HD(승점 23)와의 승점 차가 단 1점에 불과해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포항의 중원을 책임진 기성용은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패스와 경기 조율 능력을 보여주며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팀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쳤다. 기성용은 후반 18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뒤 김승호와 교체됐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기성용은 원정 경기의 피로감을 토로하면서도 팀의 상승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원정이라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선수들이 끈끈하게 뭉쳐 승점을 쌓고 있다"며 "휴식기 전까지 버텨서 상위권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장발로 변신한 이유를 묻자 "특별한 이유는 없고 아내가 좋아해서 계속 기르고 있다"며 "날씨가 더워지면 자를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경기장엔 과거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한 동갑내기 절친 구자철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후반전에 잠시 맞대결을 펼친 이청용(인천)까지 셋은 믹스트존에서 잠시 웃으며 담소를 나눴다. 기성용은 "오랜만에 만났다"며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을 만나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은퇴 후 행정가로 변신한 구자철이 취재진에게 '기성용과 이청용이 아직도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이 부럽다'고 한 말을 전해주자 기성용은 "오히려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구)자철이가 부럽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앞둔 후배들을 향해 진심 어린 응원도 남겼다. 기성용은 "우리 때보다 훨씬 뛰어난 후배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더 좋은 팀으로 이적할 기회를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경기 결과가 남은 조별리그 일정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성용에게 '지나보면 이른 대표팀 은퇴가 아쉽지 않냐'고 묻자 "당시 정확한 판단을 내렸기에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은퇴 덕분에 선수 생활을 더 오래 연장할 수 있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제는 그 자리에 없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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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 등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을 치르는 고참 선수들을 향해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기성용은 "팀 내 최고참으로서 짊어져야 할 부담감이 엄청날 텐데,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는 말을 먼저 해주고 싶다. 그 압박감을 견디는 건 참 외로운 싸움이다. 결과가 어떻든 그들은 늘 한국을 위해 헌신해 온 선수들이다. 본인과 후배들, 그리고 한국 축구를 위해 짐을 조금 덜고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했으면 한다. 마지막 무대를 멋지게 장식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