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대한민국은 '한류'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가 전 세계인의 심장을 뛰게 하는 현상을 지켜보는 것은 더없이 행복한 일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문화 강국의 이면, 우리 축구와 스포츠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더 성취해나가야 할 분야가 어디인지 분명해 보입니다.
최근 일본과의 국가대표 경기나 연령대별 국가대표 경기, 대학과 고등학교 교류전 등 모든 경기에서 한국팀의 고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단순히 국가대표, 프로, 엘리트 학생축구 경기에서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인구는 5100만 대 1억2000만 즉 대략 1 대 2인데, 한국축구와 일본축구를 초중고대학교 팀수와 각 협회 등록선수 숫자로 비교하면 한국은 총 1500여팀 약 5만여명, 일본은 2만여팀 총 75만명으로 대략 1 대 15라는 수치가 나옵니다.
K리그와 J리그의 중계권료 격차 또한 공식화되지는 않았으나 연간 약 100억원 대 2000억원으로 대략 1 대 20의 격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학생들이 운동하는 나라 일본과 비교해서 자본과 인프라, 등록 선수 숫자에서 압도적인 열세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본과 대등하게 맞서 왔습니다.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지켜온 시간 역시, 데이터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에 가깝습니다.
이 기적을 만든 것은 지도자들의 헌신과 선수들의 눈물겨운 투지였고 비전과 육성, 마케팅 등에서 높은 성취를 보이며 수년째 대한체육회 평가에서 '최우수'를 기록하고 있는 축구행정에 의해서 가능했습니다.
진정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아이들의 사라진 운동 시간'입니다. 대한민국 아이들은 하루 한 시간도 마음껏 뛰어놀지 못합니다. 아파트 소음 민원이 무서워 학교 운동회를 기피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땀방울이 '소음'으로 치부되는 사회. 이것이 과연 문화 강국 코리아의 민낯입니까?

과거 홍명보 감독이 울산 HD FC 시절, '이게 팀이야?'라며 선수들의 나태함을 꾸짖으며 던졌던 그 매서운 질타를 우리 사회 전체에 던지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지 못하는 사회, 우리는 과연 건강한 미래를 만들고 있는가!"
아이들이 땀 흘릴 권리를 빼앗긴 나라에서 스포츠의 미래를 얘기할 수 없습니다. 일본과의 신체 활동 시간 비중은 교내외에서 과연 몇 대 몇이나 되겠습니까?
독자들의 PICK!
우리는 이미 BTS와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의 문법을 바꾼 저력이 있습니다. 이제 그 파워를 스포츠로 옮겨와야 합니다. 'K-풋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을 압도하고, 월드컵이 다가오면 전 국민이 "이번엔 우승이다!"라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는 나라를 꿈꿉니다.
그 시작은 거창한 전술이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일일 1시간의 체육활동이 국가정책으로 보장되고 전국 구석구석에서 아이들이 공을 차고 뛰어노는 소리와 함께 이루어질 것입니다.
전 국민이 운동하며 건강하게 땀 흘리는 나라, 스포츠가 일상의 문화가 되는 나라가 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문화와 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지금 출발하는 홍명보 호의 성공적인 월드컵 여정을 기원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학생 체육활동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응원합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는 나라를 만듭시다. 그 속에서 제2의 손흥민이 나오고, 비로소 K-스포츠의 찬란한 전성기가 시작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