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왕옌청(25·한화 이글스)이 KBO 데뷔 후 최악의 투구로 조기강판됐다.
왕옌청은 2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62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한화에서 류현진과 함께 실질적 원투펀치로 활약해 오던 터라 더욱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올 시즌 10차례 선발 등판한 왕옌청은 56⅓이닝을 책임지며 5승 2패, 평균자책점(ERA).2.72로 맹활약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다승, 탈삼진 모두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ERA는 3위, 다승은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팀 내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투수였다.
그렇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1회부터 무려 36구를 뿌렸다. 선두 타자 김주원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고 이우성에게 2-0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 피안타로 연결됐다. 박건우와는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 위기. 맷 데이비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권희동에게 우익수 뜬공을 유도해 한숨을 돌린 왕옌청은 김형준에게 다시 한 번 볼넷을 허용해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김한별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실점을 최소화한 것에 의미를 둬야 했다.
2회엔 9번 타자 박시원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 희생양이 됐다. 지난해 5월 7일 이후 홈런이 없었던 박시원이었지만 초구 시속 145㎞ 직구에 과감히 배트를 휘둘렀고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추가 실점 없이 2회를 마친 왕옌청은 3회에도 등판했으나 나아질 줄 몰랐다. 박건우에게 던진 직구가 몰려 좌전 안타를 맞았고 타격감이 좋지 않던 데이비슨에겐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결국 한화 벤치가 움직였다. 윤산흠이 연속 안타를 맞았고 승계 주자가 홈을 밟아 왕옌청의 실점은 4로 불어났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5이닝 이전에 조기 강판된 적이 없었던 왕옌청은 그러면서도 4점 이상을 내준 적도 없었다. 2이닝 만에 KBO 데뷔 후 최다실점을 기록하며 강판돼 패전 위기에 몰렸다.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7㎞에 불과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보다 제구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56.5%(35/62)에 그칠 만큼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결국 안타를 맞는 악순환이 이어진 게 가장 뼈아팠다.
독자들의 PICK!
ERA도 2.72에서 3.24로 오른 왕옌청은 3연승 이후 시즌 3번째 패전 위기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