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축구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감쌌다. 이유 있는 부탁이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2일 "모리야스 감독이 '역대 최악이라는 것은 아니다', '칭찬하는 보도도 해달라'며 홍명보 감독을 옹호했다"고 전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일정을 마친 모리야스 감독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32강에서 마쳤다. 네덜란드, 스웨덴, 튀니지와 함께 F조에 속한 일본은 1승 2무를 기록,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하지만 32강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만나 1-2로 패했다.
아쉬운 성적이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F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32강 상대가 브라질이었다는 불운도 있었다. 쿠보 타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턴), 엔도 와타루(리버풀)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지어 이탈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브라질전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 5분 통한의 역전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덕분에 모리야스 감독과 일본 대표팀은 많은 일본 축구팬들의 환대를 받으며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리야스 감독은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의 심정"이라며 "북중미 월드컵에서 많은 축구팬들, 또 일본 국민들이 대표팀에 성원을 보내고 함께 싸워줬다. 틀림없이 국가를 제창할 때는 우리가 최고였다"고 응원에 감사함을 표했다.
이 자리에서 모리야스 감독은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한국 매체가 "일본의 육성 시스템을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국의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물은 것이다. 이에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의 상황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가볍게 말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또 모리야스 감독은 홍 전 감독을 언급했다. 그는 "홍 전 감독과 사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고, 라이벌이자 친구로서 교류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 결과가 역대 최악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홍 전 감독은 한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1승은 거뒀다. 3차전은 어려운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수 있지만, 결과를 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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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은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속했다. 해볼 만한 상대들과 한 조에 묶이면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한국은 1승 2패에 그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로 인해 홍 전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홍 전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했다. 그런데도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결과만으로 모든 과정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홍 전 감독을 옹호했다. 그는 "우리 역시 결과를 냈느냐고 묻는다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결과로 평가받는 부분도 있지만, 모든 것은 결과론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전부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민들이 얼마나 비판적인지는 모르겠지만, 홍 전 감독을 비롯해 스태프와 선수들이 국가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점도 생각해 칭찬도 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의 육성 시스템을 비교하는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에서 어떤 육성이 이뤄지고 있는지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며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른다. 다만 일본에는 일본에 맞는 육성이 있고, 각 지도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임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좋은 경기력에도 목표한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모리야스 감독을 향해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앞서 일본의 또 다른 매체 풋볼채널은 "모리야스 체제에서 일본 축구가 확실히 강해진 것은 맞다. 하지만 공식 대회에서는 '역대 최강'이라고 부르기에 합당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풋볼채널은 "아시안컵에서도 일본은 두 대회 연속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월드컵에서도 2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지만, 토너먼트 1회전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며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수장이 교체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월드컵에서 5차례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토너먼트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02, 2010, 2018, 2022 대회에서 16강에 올랐으나 모두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48개국 체제로 치러진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일본은 32강에서 무너졌다. 아시안컵 등 다른 주요 대회에서도 우승을 놓쳤다.
경기력과 별개로 모리야스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하는 것도 이 떄문이다. 풋볼채널은 "지금의 일본 대표팀은 강팀을 상대로도 잘 싸웠다, 이른바 '졌지만 잘 싸웠다'며 위안을 삼고 만족할 만한 단계를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모리야스 감독 역시 과정보다 결과로 평가받는 프로 세계의 냉혹함을 모를 리 없다. 그렇기에 결과만으로 모든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홍 전 감독에게 힘을 실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마지막까지 한국 취재진을 향해 "홍 전 감독을 칭찬하는 보도도 해달라"고 부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