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같으면 놓쳤을지도 모를 경기였다. 하지만 올 시즌 FC서울은 다르다. 여러 차례 찾아온 고비를 넘기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고, 그 힘을 앞세워 선두 경쟁에서도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12승3무3패(승점 39)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2위 강원FC(승점 31)와의 격차는 승점 8로 벌어졌다. 최근 5경기에서도 4승1무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종 스코어만 보면 서울의 여유로운 승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경기 흐름은 달랐다.
서울이 2-0으로 앞선 뒤 부천의 거센 추격이 시작됐다. 후반 18분 김상준에게 만회골을 내준 이후 쉴 새 없이 골문을 위협받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부천 공격수 가브리엘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서울로서는 다행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서울은 부천의 공세를 어렵게 버텨낸 뒤에야 후반 추가시간 클리말라의 쐐기골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 감독도 쉽지 않은 경기였음을 인정했다. "올해 가장 긴장됐던 경기"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예상하지 못한 흐름에 흔들리기는 했지만, 서울은 끝내 목표했던 승점 3을 손에 넣었다.
서울 선수들도 부천전의 중요성을 잘 알았다. 골키퍼 구성윤은 "이 경기를 잡아야 위로 올라가고, 2~3위 팀들과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3-1 승리라는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구성윤은 "경기가 중단됐을 때 선수들끼리 '어떻게 하자'고 계속 말한다. 부천전에서도 자주 모여서 계속 얘기했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수비진 전체가 (위기에도) 흥분하지 않으려고 했다. 분위기를 빨리 전환하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세 번째 골도 나왔다. 선수들이 잘 대처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서울은 여러 차례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할 때뿐 아니라, 뜻대로 풀리지 않는 날에도 어떻게든 승점을 챙긴다. 어려운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팀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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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도 이러한 변화를 인정했다. 그는 부천전 승리 뒤 "제가 서울에 있으면서 꼭 이겨야 하는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 이기면 올라갈 수 있는 경기에서 실패할 때가 많았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이번에도 2-0으로 앞서고 있을 때는 괜찮았다. 하지만 이후 부천이 거세게 밀어붙이면서 당황했고 걱정도 됐다"며 "그래도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빠르게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이 승리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부천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은 직전 강원과의 홈경기에서도 0-0으로 비겼다. 강원은 서울보다 두 배 많은 슈팅을 기록했고, 후반 막판에는 공격수와 골키퍼가 일대일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까지 잡았다.
그러나 서울은 구성윤의 슈퍼세이브와 수비진의 집중력을 앞세워 실점을 막아냈다.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2위 강원과의 격차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승점 1이었다.
지난 5일 인천 유나이티드전도 비슷했다. 서울은 좀처럼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지만, 후반 36분 터진 정승원의 극적인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처럼 쉽지 않은 경기에서 얻어낸 승점들이 하나둘 쌓이며 서울을 선두로 이끌었다. 부천전 역시 완벽한 경기력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마지막에 웃은 팀은 서울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다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줘서 칭찬하고 싶다"며 "수호신 분들도 부천 팬들보다 더 많이 찾아와 힘을 실어주셨다. 그것도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실패가 쓰라린 기억만 남긴 것은 아니다. 중요한 순간마다 고비를 넘지 못했던 경험은 오히려 현재의 서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올해 압도적인 선두 질주 속에서도 방심을 경계했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걱정했던 부분에 대해 '이제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어려워진다"며 "매 경기 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