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보다 전향적인 자산운용제도를

[기고]보다 전향적인 자산운용제도를

원승연
2002.08.19 15:03

[기고]보다 전향적인 자산운용제도를

[편집자주] 원승연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 이사

최근 재정경제부는 자산운용산업 발전을 위한 일련의 규제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은 자산운용업과 관련된 전 분야를 전면적으로 쇄신코자 한 것으로 재경부의 전향적인 태도와 규제방안 내용은 매우 긍정적이라고본다.

재경부가 자산운용제도를 손질코자 하는 것은 현재의 자산운용업이 변화하는 현실에 부응하지 못했는 데 그 배경이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에 나타난 두드러진 변화중 하나가 자금흐름의 변화이다. 안정성 중시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의 자금은 은행권으로 집중된 반면, 종금사 등은 점차 쇠락 일로를 겪고 있다. 그 대안으로 보였던 자산운용업 역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은행업으로의 자금집중은 자금순환의 왜곡을 우려할 정도다. 개인대출이나 부동산대출의 확대로 인한 산업적 유통의 왜곡, 직접금융시장 발전의 정체 등이 바로 그것이다. 더구나 은행예금의 경우 가치증식이라는 기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의 인구구성상 많은 계층들이 미래를 위한 자산증식을 열망하고 있으나, 이러한 열망을 현재의 금융상품 및 금융제도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시장의 발전과 국민들의 다양한 자산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자산운용업의 발전이 매우 절실하다. 자산운용업의 발전은 은행으로의 과도한 자금집중을 방지하고 금융시장을 발전시킬 중요한 요체다. 그런 점에서 외환위기 이후 비정상적으로 발전되어 왔던 자산운용업 관련 제도의 재정비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향후 제도 정비 및 규제완화와 관련하여 몇가지를 정부 당국에 제언코자 한다.

첫째, 자산운용업 제도개선은 경쟁의 도입이라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외환위기에서 금융업이 취약했던 것은 금융기관간 경쟁을 배제하는 제도적인 온실속에서 거친 환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자생력이 부족했던 데 있다. 모든 자산운용기관이 상호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그래서 적자생존의 원칙이 적용되는 제도가 성립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는 자산운용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산운용업에 맞는 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 외환위기 이전 수익증권은 사실상 예금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수익증권은 매일 매일의 가격이 변동하는 자본이득 추구형 상품이 됐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예금과 수익증권을 다르게 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예금을 선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의 제도는 이러한 변화된 현실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 제도상으로 보면 여전히 수익증권은 예금과 동일한 취급을 받고 있다. 가령, 투자자들은 수익증권에 투자하면서도 예금과 동일한 이자소득세를 내고 있다.

셋째, 정부가 투자자들의 능력을 존중해줘야한다. 많은 투자자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자산운용능력을 쌓아 왔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는 정책관련자 및 감독자보다 자산운용과 관련한 위험에 대처할 능력이 뛰어나고 본다. 이러한 투자자들에게 지나친 보호적 조항은 오히려 몸에 맞지 않는 옷과 같인 거추장스러운 것일 뿐이다.

넷째, 자산운용기관들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재미있는 현상의 하나가 지나친 위험회피성향을 보여 하나도 위험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금융업이 본질적으로 미래의 약속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금융자산은 위험이 내재될 수 밖에 없다. 아무 위험도 지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아무 일도 안하겠다는 것이다.

끝으로 자산운용업 제도개선와 규제완화를 위한 재경부의 자세를 다시한번 높이 평가하면서 재경부가 보다 개방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를 끝까지 경주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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