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개인 "무력시위"

[내일의 전략]개인 "무력시위"

김준형 기자
2003.01.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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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개인 "무력시위"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속설에 대한 집착이라도 되는 양,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거침없이 사들였다.

좁은 진폭을 그리며 흔들리던 주가는 오후로 접어들면서 상승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연말랠리 기대감은 무참히 사라졌지만, 새해 첫날부터 뒤로 밀려 '1월효과'마저 일찌감치 날려버릴수는 없다는 개인들의 '무력시위'같은 인상을 던졌다.

거래소 시장에서는 상한가 33개를 포함, 621종목이 상승, 하락종목을 압도했다. 코스닥시장은 730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상한가만도 154개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전업종이 고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섬유(5.53%), 의료정밀(5.92%), 운수장비(4.32%), 운수창고(3.13%)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보험(3.04%) 증권(3.04%)을 포함한 금융업종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개인들 잔치

새해 첫날 시장은 한마디로 개인투자자들의 독무대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2104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20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1080계약을 순매수,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59억원 8억원어치의 소폭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선물시장에서는 8463계약을 순매도하면서 개인들의 대척점에 섰다. 기관투자가는 현물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소 1863억원, 코스닥 13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선물을 7140억원 사들이면서 현선물 균형을 맞췄다.

개인들이 시장을 주도한 곳곳에서 발견된다. 거래량이 지난해 폐장일보다 늘어난 7억3736만주였음에도 거래대금은 오히려 줄어든 1조3406억원에 그쳤다. 소형주 지수가 24.41포인트 오른 1239.48을 기록, 중형주와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거래소 시장이 개장직후 뒷걸음질로 돌아선데 비해 개인투자자들의 주무대인 코스닥은 시종일관 앞으로 내달은 것도 이날 시장의 역학관계를 잘 보여준다.

프로그램 위력 점증

개인들의 '사자'공세가 파괴력을 흡수하긴 했지만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은 적지 않았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1575억원 비차익 719억원 등 2294억원에 달했다. 장이 열리자마자 외국인들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에 머물러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이끌어냈다. 기관투자가들의 주식순매도 1863억원가운데 상당부분이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도물량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6707억원에 달했던 차익거래 잔고가 이날 청산된 물량이 적지 않지만 적어도 옵션만기일(9일)까지는 차익거래 잔고 청산물량의 시장압박이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를 촉발시킨 외국인들의 "팔자"공세 이유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국내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 핵 위기에 대한 외국인들의 우려가 심각하다는 사실이 개장 첫날 장세에서 드러났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아직 외국인들이 연초 휴가에서 본격적으로 복귀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날 매매만으로 예단할수 없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홍콩시장을 중심으로 한 단기 매매성향의 외국인들이 이날 투기적 선물매도의 주역이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의 의도야 어떻든 당분간 기관보다는 개인들이 장세의 안전판 역을 짊어져야 하는 상황인 듯 하다.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연말 일부 연기금의 '결산용 자금회수'로 인해 매수여력이 줄어든 상태에서 눈치보기에 급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기매수세 확인

문제는 계량할 수 없는 변수, 즉 북한 핵문제와 이라크 전쟁이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선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는 시장의 변동성이 컸다는 점도 발길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선봉에 서고 있다는게 과거 경험상 좋은 징조는 아니다.

하지만 거래소 시장이 6일만에 반등했지만 20일 이동평균선과 주가지수와의 이격도가 지난해 6월이후 처음으로 90을 맴돌고 60일 이격도 역시 9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등 기술적 지표상으로는 여전히 크게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는 상태에 진입해 있다. 심리도 역시 40선에 불과한 상태이다. 아울러 현지수대는 이전 상승국면이었던 지난해 10월중순~12월초 상승분의 75% 가까이 반납한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급락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은게 사실이다. 미국 증시가 지난연말 폐장일 강보합권으로 선방, 기술적 반등이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장기 관점의 투자자라면 여전히 "나쁘지 않다"는 관점이 효력을 상실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초단기 데이트레이더가 아니라면 하락 리스크보다는 대기매수세에 믿음을 줘 볼 만하다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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