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눈보라가 그친 뒤"
서울 여의도에는 눈보라와 함께 대낮에도 자동차 전조등을 켜야 하는 '시계 제로'상태가 연출됐지만 주식시장 기상도는 어제에 이어 '쾌청'이었다. 외국인이 개인의 바통을 이어받아 연초랠리 모양새를 갖춰갔다.
3일 주식시장은 오후 한때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개장초부터 막판까지 상승분위기가 장을 지배했다.
2,3일 이틀간의 시장은 "가장 큰 호재는 낙폭과대"라는 말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증시에서 불어온 훈풍 덕이 컸던 것도 사실.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변한게 뭐냐는 의문점을 가져볼 만도 하지만 시장 밑바닥에 깔려있는 에너지가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분명한 소득이다.
거래도 눈에 띄게 활발해지면서 연말연시 분위기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를 되찾고 있다. 이날 거래대금은 전날보다 9174억원 늘어난2조2705억원에 달했다.코스닥시장(9608억원)을 합하면 3조원대를 회복했다.
외국인 기지개?
2일 시장의 주역이 개인이었다면 3일은 그 자리를 외국인이 대신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룻동안 거래소시장에서 253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지난해 11월27일(3653억원 순매수)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2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지난해 12월12일 이후 처음으로 200억원어치 이상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외국인은 현물시장 뿐 아니라 선물에서도 8992계약의 대규모 순매수를 보이며 협공을 폈다. 물론 이를 두고 '외국인도 돌아섰다'고 흥분하는 것은 누가 봐도 경솔하다. 전날 8463계약을 순매도한 뒤끝인데다 그동안 깔아둔 매도포지션이 1만2000계약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날 미국증시의 반등에 따른 조건반사였다고 보는게 아직은 타당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개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대기 매수세가 살아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 호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주초까지 기대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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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은 다소 숨을 고르며 이틀간의 과실을 챙기는 모습이다. 거래소시장의 순매수 규모가 904억원으로 눈에 띄게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소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기관투자가들은 여전히 시장의 방관자 노릇에 그치고 있다. 프로그램 매도를 중심으로 거래소에서 3005억원을 순수하게 팔았다. 이날 프로그램매도분은 2822억원으로 기관 움직임과 궤를 같이했다.
이날 증시에서도 확인됐듯 시장에너지의 지속력 여부는 여전히 외국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 3일 증시에서 보여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지를 확신하기는 이른 상태이다. 일단 다음주초까지 기대감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 2일 전미 공급관리자 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제조업 지수가 54.7로 예상치를 크게 웃돈 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다음주에 구체적인 경기부양책 방안을 공개하겠다고 공언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가능성에 대한 전조는 주말 미국시장에서 확인될 것이다.
무게는 어디에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25.93 포인트 오른 661.10까지 상승함에 따라 일단 지난 연말 시장을 주도했던 '하락대세화'에 대한 불안감은 진정된 상태이다. 이날 지수는 지난달 20일이후 처음으로 5일 이동평균선(650.53)을 상향돌파했다. 아직 20일 이동평균선인(693.15)까지는 여유분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시장이 방향성을 확고히 하기 전에는 매수주체의 부침에 따라 상승 하락이 엇갈린다는 경험이 확인되고 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KT POSCO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서면서 거래소는 상승종목이 681개로 전날보다 늘어난 반면, 개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코스닥시장에서는 상승종목이 전날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어 반대양상을 보였다.
업종 종목별로도 외국인 선호양상이 뚜렷했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업종이 6.61%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인 은행(4.53%) 증권(4.11%) 역시 호조를 보였다. 코스닥에서도 NHN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휴맥스를 제외하면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 강세를 보였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파란불이 눈에 띄었다.
옵션만기일을 앞둔 변동성을 감안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의 짧은 호흡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단기적인 무게는 대형 우량주쪽으로 실릴 가능성이 높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