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단기 천장확인
지수 700선이 현재 체력으로는 여전히 버겁다는 점이 확인된 하루였다. 지수가 680을 넘보려는 순간 쏟아지기 시작한 매물에 시장이 맥없이 뒷걸음쳤다. 외국인들이 방패막이 역할을 하긴 했지만 프로그램 매매를 중심으로 한 매도물량을 막아낼만큼 의지가 강하진 않았다.
미국정부의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증시가 급등하고, 새 정부가 10대 정책과제를 발표하는 등 주변여건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사흘연속 내달려온 피로감이 주식시장을 지배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17%(14.51포인트) 떨어진 652.20으로 장을 마쳤다. 상한가 13종목을 포함, 오른종목은 181개에 그친반면, 하한가 4개를 포함해 614종목이 떨어졌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1.05(2.15%)포인트 떨어진 47.68로 마감했다. 오른 종목은 183개(상한가 25개), 하락 종목은 594개(하한가 17개)였다.
◇ 프로그램 위력 "죽지 않았다"
최근 차익거래잔고 청산이 많이 이뤄져 부담이 크지 않으리라는 낙관론에도 불구, 여전히 프로그램 매매의 위력은 증시를 억누르고도 남았다. 특히 3일 연속 상승에 따른 조정심리가 더해진데다 옵션만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은 프로그램 매물압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14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차익 833억원, 비차익 1015억원 등 총 1848억원. 기관은 선물에서도 5211계약을 순수하게 매도했다. 이가운데 전날까지 사흘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던 증권은 순 매도물량만 5109억원어치를 내놓으며 입장을 바꿨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거래소시장 1331억원, 코스닥 시장 129억원을 순수하게 사들이며 양시장에서 사흘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외국인 매수세는 적극적인 '사자'라기 보다는
기관과 개인들의 팔자주문으로 바닥에 깔아둔 매수주문이 체결되는 바람에 '어쩔수없이'이뤄진 저가매수세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릴린치 CSFB 워버그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삼성전자 매수주문이 체결됐음에도 주가가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못한점은 단적인 예이다.
연초 반짝랠리를 주도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지수 670선을 넘어서면서 물량을 쏟아냈고, 650부근에서는 저점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며 양시장에서 소폭 순매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집중된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하락양상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를 비롯, SK텔레콤 포스코 국민은행 한국전략 현대차 등 한국 증시 대표종목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 체력보강 지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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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660~680선이 1차 상승목표치라는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대체적으로 적중했다. 이날 종가기준으로 지수 60일 이동평균선은 674, 20일 이동평균선은 686선에 걸쳐져 있다. 조만간 20일과 60일선의 데드크로스도 예상되고 있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너지가 너무 위축된 상태"라며 "상승세를 재확인하려면 지수가 60일선에 안착하고 (하이닉스를 제외한 거래소의)거래량이 4억5000만주 수준에는 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미국시장이 강력한 상승력을 보여주지 않는한 하락세가 좀더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증시를 둘러싼 변수는 여전히 연초 반등시의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것도 사실이다. 강성모 동원증권 수석연구원은 "북한핵위기의 원만한 해결가능성과 해외증시 상승세라는 두가지 반등요인은 여전하다"며 해외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난해말 과도하게 하락했던 한국증시의 '갭 메우기'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흘상승에 따른 숨고르기에도 불구하고 지수 700선은 넘어설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이다.
박스권 천장을 일단 확인한만큼 단기적으로는 투자에도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승용 SK투신운용은 주식운용팀장은 "박스권의 상하폭이 좁아지면서 지수는 모멘텀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620~680선상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로 표현할만큼 추가적인 매수세를 보일 것으로는 기대되지 않고 있고 정권교체후 첫 연초인만큼 기관자금투입도 다소 늦춰질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