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게임 강국으로 가는길
올해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규모가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는 IMF 이후 최대 불황이라는 2003년 1/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 1,200억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 형성 시기인 1998년 60억원 규모의 시장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2001년부터 본격화한 동아시아 시장 진출은 이제 안정화 단계로 대만, 중국 시장에서 TOP 10 안에 드는 게임 중 절반 이상이 국산 온라인게임이며, 사용자 규모도 모 게임의 경우, 최고 70만명 이상의 순간 동시 접속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시장에서 인기를 얻기보다 중국과 대만 시장을 먼저 두드려라”라는 얘기가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는 절로 나오고 있다. 대만, 중국, 동남아 시장은 바야흐로 한국 온라인게임 업계의 내수 시장화 됐다고 단언할 수 있다. 세계최초로 그래픽 온라인 게임을 상용화한 국가다운 행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듯 괄목할 만한 해외 진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업체들이 세계 게임 시장의 중심에 섰다고 말하기는 아직 힘들다. 소니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은 비디오 게임 분야의 앞선 기술력과 이미 갖추어진 세계 시장 배급망을 바탕으로 시장 유지 및 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세계적 대기업들도 게임 사업의 비중을 점차 높혀 나가고 있다.
이제, 한국 게임 업계에는 향후 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보다 넓은 일본, 미주, 유럽 시장에 눈을 맞추는 새로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시장과 일본, 미국, 유럽 등 시장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PC용 온라인게임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 세계 게임시장에서는 약 14% 정도에 불과한 상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일본, 미주, 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해 한국 게임업계가 세계 시장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비디오 게임과 모바일 게임 등 플랫폼 다양화가 필요하다. PC용 온라인게임에 있어서의 비교 우위를 계속 견지하되, 뒤쳐져 있는 비디오 게임과 모바일 게임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비디오 게임은 세계 시장에서 PC용 온라인게임 시장의 약 5배에 이르며,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가정용 게임기가 수천만대 이상 보급돼 있다. 올해 들어서는 대표적 가정용 게임기인 PS2와 XBOX에 네트워크 기능이 도입되어, 이제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에서도 동시에 여러 사람이 접속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이 가능하게 됐다. 축적된 네트웍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형성되기 시작한 온라인 비디오 게임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국내 업계가 세계시장의 중심으로 서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겠다. PC용 온라인게임과 같이 게임기를 통해 동시에 수많은 사람이 접속하여 플레이 할 수 있는 온라인 비디오 게임 시장이 열리는 것은 한국 게임업계가 세계시장에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다.
새로운 플랫폼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력의 배양도 중요한 과제다. 외국 기업과의 기술제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자체적인 연구 개발 투자 확대 및 우수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시장에도 주목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무선 인터넷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여, 모바일 게임이 차세대 주력 게임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상위 선발 업체들부터 먼저 나서야 한다. 이들이 세계 최고의 온라인 네트웍 기술과 온라인게임 서비스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비디오 게임과 모바일 게임 등 새로운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도전하여, 과감한 인력 투자와 연구 개발 투자, 기술 제휴 등을 대폭 확대 추진한다면, 수년 내 세계적 게임 강국으로서의 발판 마련은 물론, 향후 전세계 게임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