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식은 복권이 아니다
"복권을 사면 1등 꿈에 젖어 행복하지만 주식을 사면 그때부터 불안하다"
최근 한 증권사의 전문 투자전략가와 주식과 복권에 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주식과 복권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토론'이 벌어졌다. 로또 복권은 당첨자 몇명만 행운을 거머쥐지만, 주식은 오르면 참여자들이 대부분 행복해지는게 장점이라는 주식옹호론이 먼저 나왔다. 복권은 무리가 안가는 범위내에서 사기 때문에 당첨이 안되도 그만이지만, 주식은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어 리스크가 더 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나라 주식투자자는 복권 구입자와 속성이 비슷하다. 모두 '대박'을 노린다. 얼마전에 오랫만에 만난 친구는 "아버지가 주식을 복권 사듯 해 가정형편이 어려워졌다"고 한탄했다. 그의 아버지는 유명 공기업의 책임자급 연구원이자 임원인데 퇴직후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원금의 대부분을 날렸다고 했다. 평생 연구원으로 살아온 친구의 아버지가 주식에 투자할 때는 이상하게도 관련 서적 한 번 들여다 보지 않고 복권사듯 아무 주식이나 '막' 샀다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정보력이 공정공시나 언론, 각종 리포트 등을 통해 빨라졌고, 매매기법이 기관이나 외국인을 능가할 정도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일부 '큰 손'이나 경험이 풍부한 개인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복권과 주식을 구분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슈퍼마켓에서 물건 하나를 사면서도 제조일자, 제조자, 기능, 장단점을 일일히 체크하면서 정작 재산상 큰 이익과 손실을 가를 수 있는 주식 투자에서는 신중함을 잃는다.
아무 번호나 찍어놓고 마냥 기다리는 복권과 달리 주식시장은 투자자의 노력에 따라 승률이 달라질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 600선이야 말로 진짜 '보배'를 찾는 노력을 시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