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형 노사모델"
극한 대결로 치닫던 파업사태가 겉으로 보기에 다소 잠잠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2의 교통-물류 대란이 우려됐던 철도노조 파업이 철회됐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연대파업도 사업장별 시한부 파업으로 투쟁강도를 낮추고 있다.
노동쟁의 절차 없이 불법으로 전개된 철도노조의 파업은 예상대로 정부의 우세승으로 종결됐고, 파업천국이라는 여론의 질타도 파업사태를 누그러뜨리는 데 한몫을 한 것 같다.
여기에 정부도 그동안 노조편향적이었다는 비난을 의식한듯 철도파업 과정에서 법과 원칙에 충실한 것이 분위기 반전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노조의 경영 참여 일부 보장을 골자로 한 네덜란드식 노사개혁안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가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즉각 강력대응을 선언하고 나섰고, 노동계도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노사 양측 모두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자 청와대도 개인적 의견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대목에서 분명한 것은 정부가 현재 장기적인 안목에서 노사안정의 큰 틀을 마련하려 한다는 점이다. 2만달러 시대의 성장동력은 노사안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있다는 인식 아래 Labor Master Plan 작성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청와대는 오는 14일 하반기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계획 발표 때 노사개혁의 추진 방향을 밝힐 방침이다. 당장 모두가 만족하는 합의점 도출은 쉽지 않겠지만 끊임없는 대안제시를 통해 한국형 노사모델을 정착시켜나가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해석된다.
대안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것 같다. 그러나 노동계가 주5일 근무제 등 노동현안 관철을 위해 전면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재계 또한 초강경 대응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해법찾기에 나선 정부가 묘안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지만 대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노-사-정 모두 시간과 인내, 그리고 고통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