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지금 점검해야할 3가지

[오늘의 포인트]지금 점검해야할 3가지

권성희 기자
2004.10.14 11:39

[오늘의 포인트]지금 점검해야할 3가지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의 5일째 순매도, 프로그램 매도, 그간 지수를 버티게 해줬던 연기금의 순매도 등이 겹치면서 증시는 급락하고 있다. 시장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의 마음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올 4월 전세계 증시에 충격을 가져왔던 중국 쇼크 때와 같은 폭락이 있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모습이다. 펀더멘털의 뒷받침없는 주가 상승은 오래갈 수 없다는 새삼스런 자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듯.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3가지다. 첫째, 오늘(14일)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에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전날 미국 시장을 보면 실적 우려가 컸던 전기전자(IT)주는 예상 외로 괜찮았던 인텔의 실적 발표 덕분에 견조했으나 그간 급등했던 원자재 관련주는 구리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브라질 최대의 철광석 회사인 CVRD는 5%대로 하락했다. 오늘 호주의 철광석회사인 BHP는 3~4% 사이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철광석 회사들을 비롯한 원자재 관련회사들의 주가는 3~5%대로 하락했고 이는 이날 포스코의 주가 하락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이어 포스코를 가장 많이 파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반응일 뿐이다.

때문에 오늘 외국인들은 사실상 한국 시장에 거의 관심이 없다.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를 운용 중인 이남우 대표는 "호주와 중국에서 원자재와 관련주에 대응하느라 펀드매니저들이 정신이 없다"며 "호주와 중국에서 포지션을 정리한 다음에 한국의 원자재 관련주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세계 경제의 중요한 동력으로 부상한 중국 효과가 꺾이기 시작했느냐는 점이다. 이 결과에 따라 이머징마켓을 비롯한 전세계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이 대표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갑자기 더 심화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구리 등 원자재 가격과 관련주가 최근 폭등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단기 과열 국면에 따라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중국 관련 지표 가운데 원자재 가격만 어제 하루 급락했지 중국 철근 내수 가격과 BDI(발틱 벌크선 움임) 지수는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급등에 따라 막 조정을 시작했을 뿐이기 때문에 관련 지수들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어제 상하이 메탈 익스체인지에서 구리 거래 마진율을 인상한데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허용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수입 구리에 대한 매수세가 실종했다"며 "이 결과 어제 상하이에서 구리가 하한가를 맞았고 헤지펀드들이 급매도에 나섰다"고 전했다. 전날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최종 수요 감소 때문이 아니라 최근 급등에 따른 투기 프리미엄 해소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팀장은 "미국 나스닥지수, 일본 닛케이지수, 홍콩 H지수 등이 모두 추세대 상단까지 올라갔다가 저항을 받고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며 "때문에 추세대 하단까지의 조정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추세대 하단을 깬다면 주식이 향후 2분기 정도는 쉬어야 한다는 부정적 신호이지만 추세대 하단에서 지지를 받고 반등한다면 긍정적 신호"라는 의견.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의 추세대 하단은 1만500~1만800에서 현 수준에서 5~6%가량 추가 하락해야 한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의 추세대 하단은 종합주가지수 700 후반에서 800 수준이다.

이 팀장은 "내일(15일) 중국의 9월 산업생산이 나오는데 크게 둔화됐을 것으로 우려하고 일부 투자자가 미리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생산이 좀 둔화돼도 최근 중국 자금 흐름이 많이 줄어있어 통화정책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우려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둘째, 이런 관점에서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를 어떻게 봐야하느냐이다. 사실상 외국인은 지난주 금통위에 앞서 4일간 매수했을 뿐 9월15일부터는 거의 매도 우위다. 이는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간과 일치한다.

한 외국계 증권사 주식영업부 임원은 "외국인 매도를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일부 펀드가 시장 모멘텀이 꺾였고 IT도 우려되니까 조금 조정하려고 하는데 삼성전자가 자사주로 사주니까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 위주로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장기 펀드들은 하루이틀 사이에 관점이 안 바뀌는데 이런 펀드들은 팔지 않고 있다"며 "추세가 바뀌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남우 대표는 "최근 한두달 사이에 아시아 증시가 반등했는데 한국이 대만에 비해 더 많이 올랐다"며 "이 때문에 최근 1~2주 사이에 한국 주식을 팔고 대만 주식을 좀 사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헤지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좀 줄이는 펀드도 있고 정부가 8월에 금리 인하한 후에 경기 부양을 위한 후속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데 대해서도 실망이 좀 있었다"고 지적했다.

셋째,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늘이야 어차피 옵션 만기일이니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일단 전세계 주요 지수의 추세대 하락에 해당하는 종합주가지수 800까지의 조정은 언제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800까지의 하락이 추세에서의 이탈을 의미하는 아니다.

그렇다면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많이 올랐던 만큼 숨을 고르며 앞뒤 살필 시기라는 의견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는 자사주 매입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역시 큰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지금 장에 대해서 말하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재료들이 혼재돼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지금 시장과 경제가 과거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기 때문에 혼란이 더 크다고 말한다. 경기가 나쁘다는데 증시가 900 가까이 올랐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는 과거처럼 미국만 가지고 얘기할 수 없게 돼버렸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지금은 중국으로 인한 상품(Commdity) 버블 시기로 보이며 이게 1년이 갈지, 2년, 3년이 갈지는 아무로 모른다"며 "상품 버블도 다른 많은 버블과 마찬가지로 갈데까지 가야하며 지금으로선 그게 어디까지인지 예측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미국 이외에 중국이라는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고 있어 과거와 같은 잣대로 세계 경기를 바라볼 수도 없으며 과거처럼 세계 경기를 쉽게 예측할 수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머리는 차갑게, 급등락에 마음 뺏기지 말고, 자신만의 논리를 세우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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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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