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경기가 나쁘다한들 증시는?"

[오늘의 포인트]"경기가 나쁘다한들 증시는?"

권성희 기자
2004.10.15 11:48

[오늘의 포인트]"경기가 나쁘다한들 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외국인 순매도, 미국 증시 불안, 유가 상승 지속, 삼성전자 실적 불안 등이 겹치며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오늘(15일)도 종합주가지수가 한 때 10포인트 이상 하락하다가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에는 보합권 수준까지 회복했다. 890까지 갔던 지수는 7일 사이에 830대까지 밀렸다가 840을 회복했다.

주가가 떨어지니 이제 악재만이 눈에 보인다. 주가가 오를 땐 눈에 안 보이던 유가 상승,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미국 경기 약세 등의 악재들이 한꺼번에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악재를 받아들인다 해도 주식이 그리 비관적일까 하는 문제는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주식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은 이에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지금은 상황이 참 헷갈린다. 증시란 실물경기가 없이는 존재하지 못하는 것인데 실물경기가 너무 안 좋은 상황에서 종합지수는 900 근방까지 올라갔다. 나는 실물경기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쁘고 나쁜 상태가 사람들 생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경기를 나쁘게 예상하지만 주식은 나쁘게 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현재 내수 부진을 일본의 L자형 장기 불황과 비슷하다고 보는데 사실 나도 많은 부분들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가지 아주 다른 것이 있다. 일본이 버블이 꺼지면서 장기 불황으로 들어섰을 때는 주식과 부동산 모두 버블이었다. 그런데 한국 증시엔 버블이 없다. 지금 국내 자산 중에 유일하게 버블이 없는 것이 주식이다. 미국도 경기는 미약하겠지만 증시에는 버블이 없는 상태다.

증시란 기업 이익, 즉 기업 가치가 거래되는 곳이란 관점에서 보면 거시경제와 관계없이 한국 증시에는 투자 메리트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한국 증시에 버블이 없고 기업 가치 측면에서 한국 증시에 매력이 있다면 경기가 나빠도 주식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을 수 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리스크가 거의 없다. 즉, 바텀(Bottom) 리스크는 없다.

시가배당률이 증시에 안전판 노릇을 할 것이다. 시가배당률이 높은 주식을 사면 리스크는 주가 하락 리스크밖에 없다. 주가가 하락해도 팔지 않고 그냥 보유하고 있으면 손실이 현실화되지 않는다. 그리고 매년 배당금이 나온다.(중간 배당이 있을 경우 일년에 두번 나온다.) 예금 금리보다 시가배당률이 더 높은 주식을 보유하면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더 낫다.

지금 거시경제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시장을 비관하고 기업가치, 개별 종목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괜찮다고 판단한다. 나는 거시경제가 좋지 않아 증시의 상승세는 제한되겠지만 기업별로 투자 메리트는 충분해 하락 리스크 역시 제한적이라고 본다."

한국 증시가 리레이팅되고 있다며 장기 강세장을 예상했던 한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지금의 하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추세는 상승이라고 보기 때문에 단기 하락에 별 신경 쓰지 않는다. 솔직히 종합주가지수가 780까지도, 750까지도 하락할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줄창 머무를 것이냐, 계속 떨어질 것이냐 하는 점이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반등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많은데 성장률이 둔화돼도 중국이 성장할 것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 단기 충격이 있어도 추세는 성장이고 증시도 강세라고 본다. 삼성전자 실적도 3분기 영업이익 2조7000억원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솔직히 삼성전자는 4분기는 더 나쁘고 내년 1분기는 더 나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도 40만원대 초반에서 좀처럼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자사주 매입이 방어할거고 밸류에이션이 방어할 거다. 외국인도 삼성전자를 계속 팔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MSCI지수에서 대만 비중이 11월부터 상향된다. 이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이 대만 주식을 사야 했는데 마침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해주니 삼성전자 팔고 대만을 샀던 것이다. 삼성전자 실적 바닥이 내년 1분기고 이후엔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지금 시장에 부담은 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그리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한국 투신사에 있다가 외국계 투신사로 자리를 옮긴 펀드매니저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다음은 그 펀드매니저의 대답. "그런 질문 오랜만에 들어본다. 사실 옛날엔 프로그램 매도, 매수 이런거 보고 장세 전망하는게 특기였는데…여기와서 주식을 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 여기서는 증시 전망 안 한다. 바텀-업 방식으로 개별 종목과 산업에 대해서만 토론한다. 그래서 솔직히 시장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살만한 주식이 있느냐는 측면에서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주가란 PER*기업이익이다. 내년에 기업이익이 하나도 늘지 않는다고 보자. 그러면 주가가 오를 수 있는 방법은 PER이 올라가는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 증시 PER은 IMF 위기 이후 역사적 평균 PER보다도 낮다. 연기금과 적립식펀드 등으로 자금이 유입돼 주식을 사야 한다면 기업 이익이 늘지 않아도 PER이 최소한 역사적인 평균 수준까지는 올라가지 않겠느냐.

국고채 수익률 3% 초반인데 수익률이 3% 밑으로 내려가길 기다리겠는가. 설사 내려간다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조금만 금리가 높아져도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인해 손실이 나게 된다. 지금은 채권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증시의 PER이 말레이시아는 물론 한국의 과거 평균 PER보다도 더 낮은 수준인데 여기서 PER이 더 할인받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다. 경기가 나빠 쭉 올라가지 못한다 해도 크게 하락할 이유도 없다. 증시가 줄창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르락 내리락만 해도 주식은 할만하다."

외국인이 대규모로 순매도에 나서는 상황에서 연기금마저 매도에 동참, 증시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국민연금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자금이 있고 아웃소싱하는 자금이 있는데 내부에서 운용하는 자금으로는 최근에도 계속 주식을 샀다. 아웃소싱된 자금에 대해서는 뭐라고 우리가 말을 못한다. 최근 좀 불안하니까 아웃소싱한 곳에서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주식을 좀 판 것 같다. 일종의 수익률 게임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말까지 주식을 6000억원어치 더 사야한다. 연말까지 자금 집행할 시간이 많지 않다."

외국인 매도가 삼성전자에서 최근 유가를 제외한 원자재 가격이 불안하자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 듯한 모습은 있다. 오늘까지 외국인은 6일째 순매도이고 3일 연속 2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이란 점과 포스코 등 중국 관련주가 많이 오른 만큼 차익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매 동향은 좀더 지켜와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세계 펀드 가운데 글로벌 이머징마켓 펀드와 아시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정체 상태다. 반면 선진국에 주로 투자하는 인터내셔널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풍부한 편이다. 펀드 전체적으로도 그렇지만 이머징마켓 펀드와 아시아 펀드에서도 아직 자금 유출 신호는 없으므로 외국인의 '탈(脫) 아시아'를 우려하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판단된다.주가 폭락=큰 돈 벌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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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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