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700 아니면 아예 950서 사라?"

[오늘의 포인트]"700 아니면 아예 950서 사라?"

권성희 기자
2004.10.19 12:13

[오늘의 포인트]"700 아니면 아예 950서 사라?"

외국인 매도가 줄어들었다는 점, 증시가 20일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 등은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환호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언제든 돌변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매수로 오르고 있을 뿐이니 단기 시황을 보는 관점에서 낙관은 이르다.

특히 외국인들이포스코를 줄이고 있는 모습에는 주목해야 한다. 이번주 금요일(22일)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중국 관련주에 대해 신중론을 내비치고 있다. 반대로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IT)주에 대해서는 국내의 IT 기업 실적이 비록 실망스럽긴 했지만 IBM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상대적으로 미국 IT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아 다소나마 위안을 얻은 듯하다.

증시를 전반적으로 비관하는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와 오랜만에 얘기를 나눴다. 이 펀드매니저의 지금까지 관점은 7월말에 베어마켓 랠리가 예상되며 이 랠리에서 850까지 오르겠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 780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란 의견이었다. 종합주가지수가 890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긴 했지만 이 펀드매니저의 전반적인 비관론은 변하지 않았다. 이 펀드매니저의 의견을 전한다.

비관하는 이유

"850 위에선 매도라는 기존 관점에 변함이 없다. IT주가 선조정 받았다가 8~9월 반등 때도 별로 못 올랐다. 그러다 이번 조정 때도 먼저 하락했다. 이게 말하는 것은 IT주가 안 된다는 거다. 정부의 내수 부양 노력도 지금까지 효과가 없었다. IT 안 되고 내수주 실망스럽고 하니 최근엔 철강, 해운, 화학 등 비IT 수출주와 국내 SOC 건설 관련 기대주인 건설주가 강세를 보였던 거다.

그러나 이제는 업종별, 종목별로 오를만큼 다 올랐다고 본다. 지금 삼성전자 PER이 7배인데 태평양, 농심, 신세계 이런 종목이 PER 10~12배다. 후발 내수주, 저평가주들도 한번씩 올랐다. IT주, 대형주가 올라주지 않으면 종목별로도 상승에 한계가 있다. 시장이란 못 올라가면 떨어지고 안 떨어지고 버티면 올라가게 돼있다. 지금 증시는 900을 못 넘어서고 있다. 그럼 이제는 밑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증시가 900을 넘어서려면 720에서 850까지 끌어올렸던 자금과 모멘텀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과 모멘텀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그런 자금과 모멘텀이 있는가. 국내 자금이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아직까지 뚜렷한 기미가 없다. 개인 자금은 부동산에 묶여 있고 간접투자도 개인이 아직 기관을 못 믿고 있기 때문에 활발하지 않다. 개인이 기관을 믿고 돈을 맡길 정도는 돼야 국내 수급구도에서의 리레이팅을 논할 수 있다. 지금 리레이팅 논의는 시기 상조다.

외국인은 증시가 720에서 850 갈 때까지 4조원 이상을 샀다. 720에서 750에서 가장 많이 산게 내수주, 비IT 수출주였고 820 넘어서부터 삼성전자를 좀 샀다. 외국인이 최근 뭘 많이 팔았나. 삼성전자와 IT주다. 이제 조금 있으면 내수주와 비IT 수출주도 팔기 시작할거다. 내수주, 비IT 수출주는 750 내외에서 샀기 때문에 좀 있다 팔아도 많이 먹는 셈이다. 외국인이 꾸준히 팔기 시작하면 팔 사람이 없다는 얘기 쑥 들어가고 국내 투자자들도 무서워서 못 살거다.

지금 장이 되려면 경기가 조만간 돌아서거나 그야말로 리레이팅이 돼야 한다. 경기가 나쁘다는 거는 낙관론자들도 다 동의하는 거다. 그렇다면 리레이팅 돼야 한다는 건데, 리레이팅이 진짜 되고 있는지 아닌지 지금은 판단하기 어렵다. 리레이팅 스토리를 보고 사려면 올해 고점을 넘어서는 순간, 즉 950에서 사라. 리레이팅이 아니라면 경기를 이기는 수급이 없다. 결국 경기가 나쁘니 지수는 흘러내릴 거다. 그러니 리레이팅 아니라고 생각하고 경기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680~700 초반서 사야 한다고 본다. 950에서 사든 700초에서 사든 둘 중 하나다."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한 주식운용팀장은 이 의견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 팀장은 주가가 720 수준일 때 은행주와 내수주가 된다며 은행주, 내수주를 많이 매수했고 올들어 수익률이 높은 두자리수를 유지하고 있다.

충격 있어도 반등은 빠를 것

"단기적으로 조심스럽다는데 동의한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최근 주식을 좀 팔았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GDP 성장률 등 중국의 경제 현황과 정책에 대해 좀더 지켜보고 싶었다. 게다가 최근 주위 기관을 보니 시장이 안 될거라고 하던 곳도 주식을 좀 사놓았더라. 경기, 수급 얘기하는데 사실 심리보다 더 중요한게 없다. 다들 좋아하면 먹을게 없다. 다들 낙관 쪽으로 기우는거 보고 단기적으로 조정이 있겠다 판단했다.

아직은 시장에 두려움이 많지 않아 단기 관점에서는 매수할 시점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기관 투자자처럼 단기 수익률로 실적을 평가받지 않는 사람이라면 지금 사도 결코 많이 물릴게 없다고 본다. 글로벌 경기가 하락하고 있지만 폭이 얕고 유가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이벤트가 중요한데 중국 쇼크가 있다면 단기적으로 700대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지만 반등은 빠를거다.

많은 사람들이 지수가 언제까지 떨어지고 언제부터 돌아설 것인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기간을 얘기하지 말자. 중국이 긴축을 어떻게 어느 강도로 언제 쓸 것이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충격이 있더라도 반등은 빠를 것이며 장기적으로 증시 여건은 계속 개선되고 있어 큰 장이 올 거라는 사실이다."

경기 회복이 언제부터 시작될지, 시장은 언제 그 회복 기대감을 반영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급락이 있을지언정 반등과 회복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낙관론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항상 주식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채권 동원증권 자산운용실 상무에게 낙관과 비관이 팽팽한 현재 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어봤다.

경기는 맞추기가 어려우니..

"포스코를 보고 얘기하자. 지금 포스코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PER은 4배다. 글로벌 기업 PER이 4배에 불과한데도 사람들이 못 사고 있다. 중국 경기와 철강 가격에 따라 이익이 급감할 수 있어 불안하기 때문이다. 향후 중국 경기와 철강 가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할인율을 대폭 적용해 낮은 PER을 주고 있는 거다.

경기 관련주가 PER이 낮은데도 못 오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반면 이익 안정성이 높은 종목들이 많이 올라 일부 좋은 종목들은 PER이 10배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장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들은 저평가 관점에서 접근하더라도 살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PER을 과거 채권 금리가 15%하던 때랑 비교해서는 안된다. 채권 금리 15%일 때 주식이 채권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려면 PER이 7배여야 했다. 지금 채권 금리 3.5%대에서는 PER이 30배가 돼도 주식 수익률이 채권만큼은 나온다.

그렇다면 이런 저금리 환경에서는 시장 지배력이 있고 이익이 안정적이라면 좀 높은 PER을 적용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도 살만한 주식은 많다. 시장 지배력 있고 경기에 상관없이 이익이 안정적이며 PER이 5배 정도고 배당수익률이 좋은 종목이라면 매수를 권하고 이런 종목은 아직 많다. 시장을 보지 말고 이런 종목을 찾으라. 개인 투자자라면 (저축 하듯이) 배당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한다."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나 이성이 아니라 오히려 탐욕과 두려움인 경우가 많다. 지금 시장은 탐욕(Greed)과 두려움(Fear)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수대 자체가 매수하기가 어려운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탐욕을 부리기에도 두려움을 느끼기에도 적당한 지수대다. 중국 성장 스토리와 리레이팅 스토리를 믿는다면 탐욕을 부릴만하지만 지수대는 역사적 밴드 중간 수준을 넘어선데다 경기도 하강을 계속하고 있어 급락의 두려움도 존재한다.

시장을 비관하는, 위에 소개한 펀드매니저의 말처럼 탐욕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950 위에서 사든가 아니면 두려움이 최고조에 달하는 680에서 사는게 확실할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소박한 배당 투자에서 시작하는 것이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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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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