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금감원이 안겨준 2000억원의 선물
요즘 상호저축은행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금융감독원에 대한 칭찬의 소리가 유난히 많이 들립니다. 규제와 감독이라는 업무 성격상 금감원이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뭔가 어색한 일입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평소 "금감원이 우리만 미워한다"는 투정을 부리던 터라 이 같은 일은 더욱 신기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저축은행 사람들이 금감원을 칭찬할까요. 금감원이 최근 펼쳐온 정책들을 살펴보면 자연스레 답이 나옵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며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개선시키기위한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가장 성과가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저축은행에 막대한 원가부담을 지우던 예금금리에 관한 것입니다.
지난해 7월말 전국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무려 5.87%였습니다. 당시 시중은행들과 비교할 때 대략 2.5%포인트 가량이나 높은 수준인데, 업계 안팎에서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상당했습니다.
전체 저축은행의 수신고가 30조원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보다 연간 75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업계 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사안으로 꼽아왔는데 저축은행끼리의 무리한 외형경쟁 때문에 좀처럼 해결이 안되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높던 예금이자는 금감원이 창구지도에 나서며 8월말에는 5.40%, 10월말 5.19%, 12월말 5.13%로 점차 내려가며 서서히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자율이 내려가며 줄어든 저축은행의 부담을 계산하면 반년간 무려 454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2월말 4.99%까지 내려간 이자율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작년보다 20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의 정책이 저축은행에 돈을 벌어주는 경제적 효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금감원의 예금이자 인하가 고객들의 손해로 이어지진 않았을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저축은행의 예금이자가 높으면 예금고객들은 좋지만 원가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높을 수 밖에 없어 대출고객은 피해를 봅니다. 예금고객은 여유자금을 맡길 수 있는 부유한 사람들이 많고 대출고객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나 자영업자, 중소상공인 비중이 높기 때문이죠.
따라서 예금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것 보다 대출금리를 내리는 것이 상대적 약자 고객을 위한 것입니다. 실제 최근에는 예금금리 인하에 맞춰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도 서서히 내려가고 있으니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저축은행으로서도 체면이 설 것입니다.
결국 금감원의 올바른 정책이 좁게는 저축은행에, 넓게는 서민에 대한 경제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만하면 금감원도 칭찬받을 자격이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