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서울대생이 신불자 된 사연

[현장클릭]서울대생이 신불자 된 사연

반준환 기자
2005.05.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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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서울대생이 신불자 된 사연

최고의 지성으로 인정받고 있는 서울대학교. 그러나 그런 서울대에도 노숙자와 신용불량자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셨습니까? 물론 일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냥 지나칠 사안이 아니라 생각돼 노숙자 생활까지 경험했다는 한 서울대생의 사연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지방출신으로 90년대 후반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A씨는 지난해초 금융기관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됐습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학내 은행에서 대출받은 학자금 대출 이자를 연체했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이 신용불량자가 된 것은 가족들과의 불화로 인한 방황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A씨는 재혼한 어머니와 계부가 차례로 사망한 후 유산분배 과정에서 핏줄이 다른 이복이부(異腹異父) 형제들과의 마찰이 심했다고 합니다. 집안이 넉넉치 않았기 때문에 남겨진 재산도 미미했지만 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보며 삶에 대한 회의가 극심했답니다. 이 때부터 시작된 방황은 학업중단과 수차례의 자살기도, 거리의 노숙자 생활까지 1년간 이어졌고 이 기간에 결국 신용불량자까지 등록됐습니다. 현재는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연체금도 갚았고 학업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지만 동생들을 부양해야 하는 데다 신용불량 기록이 여전히 남아있어 생활이 어렵다고 합니다.

A씨의 사례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본인의 나약함과 의지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 보면 사회의 관심과 지원에 문제가 없었는지 반성해야 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신용불량 문제가 국가적으로 큰 문제로 비화된 최근 2년여 동안 국가 뿐 아니라 금융기관, 언론도 신불자 대책 등 사후대책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 예비 사회인으로 연령적으로는 성인이지만 사회성으로는 미숙한 경향이 큽니다. 따라서 미성년자들보다 되려 회색지대에 있는 대학생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교육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A씨는 "서울역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면서도 신용불량은 남의 일이라 생각했다. 얼마 안되는 학자금 대출이자 연체로 신불자까지 되고 나서야 현실을 알게됐다. 핑계지만 신용불량의 문제점은 대학에서 전혀 접하지 못했다. 재활에 성공한다면 학내 신불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비슷한 처지의 후배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 뿐 아니라 여타 학교들에도 신용에 대한 인식결여와 사회의 관심부족으로 신불자에 등록된 대학생들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예방을 위한 교육 뿐 아니라 신용불량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사회인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도 시급히 마련되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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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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