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5년전과 달라진 것 없는 저축銀 현실

[현장클릭]5년전과 달라진 것 없는 저축銀 현실

박정룡 기자
2005.10.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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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제주도에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전국에 있는 저축은행 CEO들과 정책당국, 학계가 한자리에 모여 저축은행이 처해있는 현실을 논의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행사였습니다. 그래서인지 100여명 이상의 CEO들도 세미나 내내 자리를 뜨지 않고 경청하는 열성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세미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민금융 안정을 위한 저축은행 역할 증대방안’이라는 주제발표와 토론을 보며, 저축은행이라 이름만 바뀌었을 뿐 정책은 예전의 상호신용금고 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기자가 2000년 저축은행(구 상호신용금고)를 출입했던 당시도 업계는 점포신설 완화, 여신한도 확대 등을 주장했는데 5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사실 당혹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모든 금융기관을 둘러싼 환경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저축은행은 하나도 변한 것 없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답답함 때문인지 이날 업계 토론자로 나왔던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회장은 당초 주어진 시간을 훨씬 넘기며 업계 문제점과 규제오류, 개선방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혔습니다. 업계가 각고의 노력으로 신뢰회복에 앞서더라도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로 수익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요지였습니다. 비상장 주식매입한도 폐지, 비과세 상품 허용 등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한 대안마련 등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열변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 대표로 나왔던 금융감독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똑 같은 답변으로 일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규제를 탓하기 이전에 신뢰회복이 선결과제인 만큼 스스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지요.

특히 영업은 규제완화를 통해 자율경쟁을 유도하겠지만 대손충당금 적립규제를 완화해준 것이 결국 신용대출 부실화를 초래했다며 관리감독은 완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저축은행 부실화를 사전에 가려내 조기에 퇴출시키는 등의 역할을 통해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문제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은 밝혔습니다.

결국 저축은행업계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선 규제완화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경영정상화를 이루면 규제완화를 고려해 보겠다는 답변을 통해 서로의 시각차만 확인한 셈이 됐습니다.

금융당국자가 감독당국과 업계간의 신뢰회복이 필요한 만큼 중앙회를 통해 업계 목소리를 많이 듣겠다고 한 그 말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업계와 금융당국간의 시각차에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면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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