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씨티그룹이 두려운 이유

[현장클릭]씨티그룹이 두려운 이유

진상현 기자
2005.11.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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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는 뭐니뭐니 해도 외환은행과 LG카드 M&A 인 것 같습니다. 웬만한 금융권 인사와 식사라도 할라치면 빠짐없이 화제로 오르곤 합니다.

최근 한 금융권 인사를 만났는데 역시나 LG카드 인수전 얘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LG카드 채권단이 씨티그룹에 매각할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겠죠?"하고 먼저 얘기를 꺼내자, 이 인사는 "다른데도 아니고 씨티그룹인데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최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서밋 행사 예를 들더군요.

지난 18일 열린 이 행사는 정부의 예산지원 없이 기업체 후원으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후원 기업에는 회의장에서 기조 연설을 하는 국가원수들을 소개하고 개별 면담을 하는 기회를 줬습니다.

기부를 많이 하는 기업들에게 원하는 정상을 소개할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졌는데 노무현 대통령을 소개한 사람이 바로 씨티그룹의 2인자로 불리우는 월리엄 로즈 부회장이었습니다. 물론 로즈 부회장은 규칙에 따라 노 대통령 소개 전에 개별 면담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개별 면담 과정에서 LG카드 관련한 얘기도 넌지시 꺼냈을지 누가 알겠느냐는 게 이 인사의 견해였습니다.

얘기를 듣고 보니 씨티그룹의 LG카드 인수전 참여에 대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새삼 실감하는 듯 했습니다.

엄청난 자금력과 세계 최강국의 광범위한 정관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을 씨티그룹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매각 구도를 바꿔 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LG카드는 엄밀히 말해 정부 지분이 없고 그래서 채권단 스스로가 원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할 수가 있습니다. LG카드 회생 과정에 기여했던 금융기관에 가점을 줄 수도 있고, 자신들의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은 쪽에는 매각을 피한다는 취지로 씨티그룹 보다는 국내 금융기관에 매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매각을 주관하고 있고 아직도 주요 금융회사 매각에서 정책당국의 의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금융권의 '씨티그룹 주의보'가 기우로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함께 자리했던 금융권 인사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당연히 씨티그룹에 줄 이유가 있겠습니까"라고 말을 맺었습니다. LG카드 매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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