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블루골드 시대가 오고 있다

[기고]블루골드 시대가 오고 있다

윤종수 환경부 상하수도국장
2007.03.21 13:41

'세계 물의 날'이 올해로 15번째를 맞았다. 자원의 측면에서 세기를 구분한다면 지난 20세기는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블랙골드(Black Gold)의 시대였다.

석유사업은 가솔린과 같은 에너지 공급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등 신소재 원료로 지난 세기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라는 암초를 만나 그 힘이 퇴색되고 있다.

대신 인류의 생존에 필수인 물이 21세기를 이끌어가는 블루골드(Blue Gold)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실제로 물산업은 이미 2003년 830조원의 규모로 매년 5.5%의 꾸준한 성장을 통해 2015년이면 1597조원 규모의 대형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물산업의 성장전망에 따라 각국 물기업 간에 각축전이 시작됐다. 세계 10대 물기업 중 8개 이상을 보유한 유럽연합(EU)은 WTO의 도하개발아젠다와 개별적인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물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10월에 발간 예정인 국제표준화기구의 상하수도 서비스 표준을 만드는 과정에 자국 기업의 시장확대를 열망하는 프랑스 등 EU 국가의 지원이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용수 공급과 폐수 처리 등 물산업 외에 건설, 기기·장치 및 엔지니어링 등 연관산업까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물산업의 특징 때문이다.

금세기 블루골드 시대를 장악하기 위한 세계적 물기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물기업은 어떤 수준일까.

우리나라의 물산업은 아직까지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이 맡고 있는데, 국민들의 물에 대한 요구가 고급화되면서 수돗물에 대한 불신 등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초시설이 노후화되어 수질악화 및 누수가 발생하고 있고, 경쟁력 측면에서도 세계 수준을 밑돌고 있다. 효율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다국적 물기업과 비교하면 어른과 아이의 싸움을 보는 것같은 불안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열악한 물 사정에도 불구하고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상하수도 서비스를 확충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고, 물 관련 연구인력과 기술개발에서도 기반이 성숙해 있다.

또한 세계 최대 물시장인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지리적, 문화적으로 접근해 있다는 강점을 지녔다. 물시장 개방이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물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해 국내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고 제도를 혁신하는 첫발을 내딛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국내 물기업이 성장한다면 상하수도 서비스의 질적 향상뿐만 아니라 21세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국부(國富)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국내시장 보호와 새로 열리는 물시장이라는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기업,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량의 결집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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