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비정규직법 시행 눈치보기

유통업계, 비정규직법 시행 눈치보기

홍기삼 기자
2007.06.19 08:25

법 시행 열흘 앞두고 구체안 없어…노사, 노노갈등 우려

같은 직종내 정규-비정규직 차별금지를 골자로 한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코앞에 두고 유통업계가 극심한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대부분 판매직 사원을 비정규직으로 두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법 시행을 불과 열흘 정도 남겨놓고 아직 구체적인 방침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타사 동향에만 귀를 기울이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전체 직원 6000여 명 중 비정규직 직원이 약 1200여명에 달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이달 말까지 대응방안을 노동조합과 합의한다는 원칙만 세워놓고 있는 상태다.

비정규직이 5000여명에 달하는 롯데마트도 이달 말까지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비정규직의 계약해지나 용역전환은 원칙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롯데마트의 방침이다.

신세계(337,000원 ▲4,500 +1.35%)의 경우 지난주 말 구학서 부회장이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과 관련한 기본 원칙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부 시행안을 놓고 아직 발표시기를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규직 사원에 대한 전격적인 정규직 전환시 판매사원들의 근무형태, 처우, 비용부담 등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신세계 허인철 경영지원실장은 “유통업계에서 가장 선진적이고 모범적인 비정규직 해법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번 주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일단 근속기간과 근무평가를 통해 비정규직 사원에 대해 무기계약 신분을 우선 부여하고 경조사 지원, 리프레시 휴양소 지원, 장기근속 포상 등 기본적인 복리제도를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중이다.

현대백화점(84,500원 0%)은 법안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할뿐 아직 구체안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직전에 고민에 빠진 건, 최근 비정규직의 용역직 전환을 놓고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뉴코아나 정규직 전환을 발표해 놓고도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는 홈에버의 경우가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가정에서 비롯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 발생되는 비용증가가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유통업계의 경영 효율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도 유통업계의 최대 고민꺼리다.

또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의 보이지 않는 ‘유리벽 차별’로 인해 발생할 지도 모를 노노(勞勞)갈등에 대해서도 유통업계는 고민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는 각사 총무, 노무, 경영지원실 등을 중심으로 타사 동향을 면밀히 확인하면서 최종 발표 시기를 늦추는 등 막판 극심한 눈치 보기 국면에 돌입한 상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과 접하는 최일선 조직이 판매직 사원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처우나 사기 문제는 회사 브랜드 파워와도 직결된다”며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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