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에이디칩스 인수 불발..왜?

SKT, 에이디칩스 인수 불발..왜?

임지수 기자
2007.07.02 11:15

SKT "조건부 계약이었다" vs 에이디칩스 "적극 대응"

SK텔레콤의 에이디칩스 인수가 불발됐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에이디칩스를 200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부결시켰다고 2일 밝혔다.

SK텔레콤 이사회가 상정된 안건을 부결시킨 사례는 좀체로 없는 경우여서, SK텔레콤뿐만 아니라 피인수회사인 에이디칩스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거세다. 두 회사가 지나 6월 20일 체결했던 계약이 전면 백지화되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계약을 체결한지 불과 10일만에 피인수가 백지화된 에이디칩스는 "일방적인 계약파기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SK텔레콤은 "계약사실을 먼저 밝힌 것은 에이디칩스고, SK텔레콤은 당시 이사회 통과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계약이었던 만큼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왜 SK텔레콤 이사회는 전례없이 에이디칩스 인수를 부결시켰을까.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에이디칩스 인수금액은 200억원으로 SK텔레콤 입장에선 큰 규모도 아닐 뿐더러, 이사회가 나서서 부결시킬만큼 큰 사안일까 싶은 대목이다.

SK텔레콤이 에이디칩스를 인수하는 방식은 에이디칩스가 발행하는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SK텔레콤은 에이디칩스의 신주 283만2240주를 주당 1만2610원, 총 357억1454만원에 인수해 지분 25%를 확보하고 257억802만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계획이었던 것.

그러나 SK텔레콤 이사회는 '투자 적정성'을 문제삼으며 안건을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즉, SK텔레콤이 반도체 칩제조사인 에이디칩스를 인수해야 할 이유에 의문을 제기했던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에이디칩스 투자 적정성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여러 부가서비스가 반도체 설계 분야와 매칭이 됐을 때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이사회에서는 업종 차이가 너무 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사외이사들의 반대가 있었으며 특정 이사의 반대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에이디칩스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의 이사진은 총 12명이며 이 중 사내이사가 4명, 사외이사가 8명이다.

SK텔레콤은 특히 "당시 계약 체결 공시를 보면 이사회 최종승인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통해 최종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힌 조건부 계약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이디칩스 입장에선 이번 계약건이 백지화되면서 망연자실해 있는 상태다. 에이디칩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인수 취소 결정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이디칩스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SK텔레콤으로부터 이사회 부결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들은 바 없고,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통지를 받았다며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SK텔레콤에서 지정한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에서 파견된 실사대리인들로 부터 철저한 실사를 받았고, 귀책 사유가 될 만한 특별한 지적을 받은 바 없이 무사히 실사를 마쳤다"며 "세계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인 EISC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과 관련해서도 SK텔레콤이 지정한 외부 전문가와의 충분한 질의 응답 및 검증데이타의 제공을 통해 기술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디칩스 소액 주주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각 증권 사이트에는 SK텔레콤 같은 대기업이 무책임하게 계약체결을 쉽게 뒤집은데 대한 비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에이디칩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500원(14.93%) 하락한 1만4250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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