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1800선 위에서는 계속 판다"

"외인, 1800선 위에서는 계속 판다"

유일한 기자
2007.07.20 10:46

삼성증권, 해외법인 통해 조사… 차익실현+과열 우려

지난 4일동안 1조77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 20일 이들은 10시19분 현재 80억원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매도가 끝났다고 보기에 이르다.

삼성증권(오현석 투자전략파트장)이 런던, 홍콩, 뉴욕 현지법인을 통해 조사한 결과 외국인의 7월 매도는 주가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뉴욕 현지 투자자들은 과잉유동성에 의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인 대응을 하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코스피지수가 조정다운 조정을 받아 1800선까지 후퇴할때까지 외국인의 매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외국인 매매의 기준선은 1700이었다. 외국인은 1700선 이하에선 3.1조원을 매수한 반면 1700선 이상에선 5.2조원을 매도했다. 최근 들어 매도 규모는 더욱 증가했는데, 1900선 이상에서 외국인 매도는 1.7조원에 달했다.

삼성증권(97,600원 ▲3,100 +3.28%)런던 현지법인, 단순 차익실현이다= 유럽계 투자자는 대체로 차분한 편이다. 한국시장에 대한 시각도 주가가 급등하기 전과 별 반 차이가 없다. 다만, 단기에 상승 속도가 너무 과도했고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일부를 줄이는 정도이다. IT와 자동차는 경계의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에 주가가 올라왔기 때문에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철강 조선 기계는 성장 스토리가 매우 좋다.

또 이익 수치도 이에 부합할 정도로 잘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주가가 이를 반영했기에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2~3년간 이들 구(舊)경제 대표업종에 대해 유럽계 투자자간 매수, 매도가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초기에 매수해서 목표수익을 달성한 투자자가 차익을 실현하는 와중에 후발로 들어온 투자자는 이를 매수 기회로 활용했다. 내수업종은 대체로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데, 내수업종의 대표주자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금융업종에선 시장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은행업종을 계륵(鷄肋)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이구동성으로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지만, 상승 촉매가 부족하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자본시장통합법이 결국 은행업종의 장기 성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업종은 주가가 상승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외국인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장에 대해선 관심도 높고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가가 조정다운 조정을 받는다면 지금의 매도에서 벗어나 매수로 선회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홍콩 현지법인, 역시 차익실현이다= 최근 아시아계 투자자의 매도는 대부분 IT업종에 편중돼 있다. 2분기 실적에 대해 부분적으로 실망한데다 하반기 업황 회복 기대를 주가가 미리 반영했기에 이를 활용해서 비중을 줄이고 있다. 철강과 조선업종도 매도하고 있다.

조선업종은 의견이 뒤섞여 있다. 밸류에이션은 싸지 않은데, 이익 수치가 워낙 좋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최근 분위기는 매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업종에 대한 시각은 유럽계 투자자와 비슷하다.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확신은 미약한 편이다.

오히려 증권과 보험업종이 상대적으로 유망해 보인다. 정부 정책의 수혜주로 볼 수 있고 이익의 턴어라운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수업종은 소비회복이 완만하기 때문에 중립 정도의 시각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포괄적인 측면에서 한국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환경 변화, 일례로 유가, 환율, 금리와 같은 거시 가격변수가 시장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미국과 중국은 사정은 다르지만 제각각 일정한 위험요인이 부각되고 있지만, 우리 시장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계의 자산 재분배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시장 내 유동성이 좋아질 것이고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주가의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차익실현 전략을 유지한 후 관망(wait & see)으로 돌아서며 재(再)매수 시점을 저울질 할 전망이다. 주가 조정이 기간조정보다 가격조정으로 표출된다면 매수기회로 활용할 것이다.

◇뉴욕 현지법인, 더 보수적이다= 유럽계나 아시아계 투자자와 비교할 때 미국계 투자자는 장세를 좀더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 장세가 과열로 치닫고 있어 불안해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우려가 한국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을 포함해서 글로벌 증시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동반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시장의 최근 주가 상승이 펀더멘탈 개선보다는 M&A나 자사주 매입과 같은 수급논리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계 투자자의 보수적인 시각에 일조하고 있다.

IT업종에 대한 시각은 유럽/아시아계 투자자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계절적 수요가 나타나고 있지만, 구조적인 공급과잉 이슈로 인해 주가 상승을 매도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시각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주는 계속 보유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밸류에이션으로 현 주가를 설명하기가 힘들지만 성장모멘텀이 강하기 때문에 심정적으로 주가는 좀더 올라간다는 쪽에 베팅하는 분위기이다. 철강 기계업종도 같은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은행업종은 시장대비 부진한 흐름으로 인해 관심권에서 일단 멀어져 있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접근 가능한 업종이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시세흐름을 추종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정부의 증시과열 경고와 신용규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장기간 한국시장에 투자한 외국인의 경우 학습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근 1~2개월간의 주가 급등은 내부 유동성 증가에 따른 수급호전의 산물로 보고 있어 경계의 시각을 갖고 있다.

오현석파트장은 "시장이 조정다운 조정에 들어간다면 외국인 매도는 일단락될 것이다. 장기 전망에 대해선 대부분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매수는 고점 대비 10~15% 정도 조정받은 수준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기관 매수, 외국인 매도의 수급구도가 불가피하다는 것. 수급만 놓고 본다면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순매수하는 종목이 시세탄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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