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장사보단 고기장사가 낫습디다"

"사람장사보단 고기장사가 낫습디다"

김지산 기자
2007.09.16 15:44

[인터뷰]사조그룹 주진우 회장

"정치판에 다시 돌아가고 싶냐구요? 사람 장사보단 고기 장사가 낫지요"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은 정치에 전혀 미련이 없어 보였다. '사람 장사'. 그는 인맥을 기반으로 음모와 야합이 판을 치는 정치의 비정함을 사람 장사로 표현했다. 이에 비하면 수산업은 노력한만큼 많은 생선을 잡고 그만큼 돈을 벌기 때문에 정직하고 순수하다.

오양수산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있던 14일, 주총 직후 충정로 사조산업 본사에서 주진우 회장을 만났다. 그는 오양수산 인수 의미와 그룹 경영 비전을 설명했다.

가장 먼저 오양수산 경영권 분쟁에서 겪은 괴로움부터 토로했다. "고 김성수 회장으로부터 오양수산 지분을 사들일 때 이렇게 문제가 복잡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고인의 인품을 잘 알고 있었기에 8000원대 하던 주식을 주당 1만2000원정도에 흔쾌히 사들였어요".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통보까지 받을 정도로 경영이 안좋던 오양수산을 경영권 프리미엄조로 시가의 50%를 더 얹어주고 산 건 김성수 회장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주진우 회장은 고인을 자신의 후견인이자 멘토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현재 고인의 장남인 김명환 부회장과 나머지 유가족의 다툼이 더욱 안타깝다고도 했다. 가족 싸움에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것도 부담이 컸다고.

주 회장은 "그럼에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국가적, 대승적 차원에서 보면 오양수산을 인수한 건 정말 잘 한 일이라고 봐요. 한때 세계 5위이던 한국 수산업은 영세 업체들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기폭제가 필요한 시점에 사조가 대림수산과 오양수산을 인수한 겁니다"라고 말했다.

유신시대, 한국은 수산업 대국으로 부상했으나 수산업체들이 허술한 경영과 영세성을 면치 못해 하나둘 문을 닫았다. 수산업체 등록번호 99번이던 사조산업이 이제는 4번에 올라 있을 정도다.

오양수산은 사조그룹의 발전에도 큰 몫을 할 전망이다. 그는 "오양수산 인수를 계기로 사조는 어획량에서 참치 45%, 명태 30%를 차지하고 사조참치, 오양맛살, 대림선어묵 등 1등 브랜드를 여럿 갖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수산업과 냉장식품은 신선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FTA의 파고에도 걱정이 없다. 주진우 회장은 수산업이야말로 진정한 블루오션 시대가 도래했다고 여긴다.

오양수산 경영진 교체에 성공해 오양수산 경영에서 물러나게 되는 김명환 부회장에 대해서는 전 경영자로서, 한 집안의 장남으로서 존중하고 합당한 대우를 해주겠다고 주 회장은 약속했다.

오양수산 임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을 거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만 회사 경영에 해악을 끼쳤던 몇몇 사람들은 예외라고 못박았다. 주 회장은 "사조, 대림, 오양 등 3개 회사의 영업조직이 중첩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있지만 시너지를 일으켜 5개사만큼의 규모로 키우면 될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