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조' 기대감 고조…유가 등 상품가격 하락은 호재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내준지 하루만에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았다.
지난 8일에 이어 또 한번 갭상승의 양봉이 형성되면서 바닥권을 다지는 모습이었다.
5∼8일 만든 갭(1415.24∼1437.59)과 16∼17일 등장한 갭(1401.79∼1412.60)이 1400선을 지키는 마지노선의 힘을 발휘한다면 증시가 당장 급등세로 돌아서지 않는다고 해도 상승은 시간문제가 된다.
파산 우려가 높아지던 AIG를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전격 인수하면서 사태수습의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에 전날과 같은 악몽의 기억은 점차 희미해질 수 있다.
외국인이 사흘만에 주식순매수로 돌아선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1028억원의 순매수분 중 1001억원을 조선업종에 쏟아부으면서현대중공업(371,500원 ▼3,500 -0.93%)이 10.4%나 급등했다.
외국인이 매수에 나선 건설업(+240억원)과 증권(+230억원) 업종도 각각 4.9%와 5.7% 급등했다.
이처럼 주도주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시장이 죽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게다가 외국인까지 주도주를 인정하고 합세한다는 것은 주도주의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는 여지를 높인다.
증시가 하락세를 탈피하기만 한다면 주도주가 나서면서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고 격차가 벌어진 후발주까지 끌어 올리는 선순환의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전날 50.9원 폭등하며 10년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44원 폭락하면서 외환시장도 진정됐다.
시간외 거래에서 국제유가(WTI)가 94달러대로 반등하고 있지만 국제상품 가격의 하락추세가 고착화된 점은 글로벌 경기 및 증시에 더 없는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당장 큰 기대는 금물이다. 코스피지수가 5일선 위로 올라서고 전날 급락으로 무산된 단기 골든크로스(5일 이평선이 20일 이평선을 상향 돌파하는 것)가 완성돼야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전업종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삼성전자(193,100원 ▲6,900 +3.71%)가 보합으로 마감한 것은 옥의 티다.
LG전자(109,400원 ▲1,100 +1.02%),LG디스플레이(10,950원 ▲90 +0.83%),하이닉스(886,000원 ▲10,000 +1.14%)가 급등했지만 시총1위 대장주가 장중 2.3%에 달한 상승분을 내주고 하락세로 돌아서기까지 하면서 뒷심 부족의 약점을 노출한 것은 IT전자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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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증시에서 전날 6일만에 주식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또 다시 순매도로 방향을 돌렸다는 점도 전기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따뜻하지 않음을 방증한다.
한국이 FTSE 선진국에 편입되면 4조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자금의 일부가 유입될 수 있고 증시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날 JP모간이 바스켓 매수에 나서면서 비차익거래가 연중 최대규모인 6764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점도 2005년부터 순매도 공세를 이어가는 외국인의 태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미국 5대 투자은행 중 3개가 몰락하고 세계 최대 보험사가 정부의 품으로 들어가 보호를 받는 처지에 놓인 상태에서 지방은행은 물론 대형 상업은행의 파산 우려가 가시지 않는 현실을 감한할 때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전환을 꿈꾸기는 성급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 외국계 증권사 사장은 "살아 남아있는 투자은행도 궁극적으로는 영속성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모든 금융기관이 자산을 줄이고 있고 현재의 디레버리징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주식매입같은 신규 투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6년만에 단행한 금리인하 조치의 약발도 받지 않고 8일 연속 연저점 경신행진을 펼치고 있는 중국 상하이 증시가 살아나지 못해서는 글로벌 증시의 회생을 언급하기도 부담이다. 홍콩 항생 및 H지수가 미증시 상승의 호재를 받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중국이라는 블랙홀이 메워지지 않는다면 선진국의 증시 상승 에너지를 잠식하게 된다.
PBR의 1배에도 못 미치는 낙폭 과다 국면에서 글로벌 공조가 취해지면서 증시 바닥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협화음이 해소되지 않는 어정쩡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증시가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구가할 것으로 낙관하기가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