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2세 승계 위한 '밀어주기' 백태

대림, 2세 승계 위한 '밀어주기' 백태

원종태 기자
2008.10.09 14:49

계열사 거래 매출의 90% 넘기도..미수채권 떠넘기는 등 조직적

 대림그룹 오너2세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사진)이 100% 지분을 소유한 대림에이치앤엘이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짧은 기간에 초고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에이치앤엘은 그룹 계열사들의 운송서비스 부문을 집중적으로 맡고 계열사로부터 특허기술을 싼 값에 사들여 제품을 만든 뒤 이를 다시 계열사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장기 포석'으로 오너 2세 1인 주주회사를 그룹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 부사장은 최근 대림에이치앤엘을 그룹의 지주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과 합병시켜 그룹 지배권 장악에 나서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림에이치앤엘이 지난 2001년 3월 창사이후 2007년말까지 7년간 전체 매출액(7318억원)의 58.4%(4279억원)를 그룹 계열사들의 '몰아주기'로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사 이후 3년간은 그룹 계열사를 통한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9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납입자본금 10억원짜리 회사가 연 매출액(2007년말기준) 2000억원을 올리는 회사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너 2세 회사가 아니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물량 지원, 특허기술도 받아〓대림에이치앤엘이 지난 2007년 그룹 계열사와 거래한 금액은대림산업(59,400원 ▲1,200 +2.06%)443억원, 폴리미래 216억원, 대림콩크리트공업 131억원 등이다. 대림에이치앤엘에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운송 서비스 등을 맡긴 계열사만 9곳에 달한다.

계열사로부터 싼 값에 특허기술을 사들여 제품을 만든 뒤 이를 다시 계열사에 납품하는 방법도 급성장의 비결이었다.

대림에이치앤엘은 지난 2002년 대림산업으로부터 폴리아미드 수지분말의 성형가공 기술(PI사업)을 1억원에 사왔다. 2012년까지 관련 제품 매출액의 2.5%를 대림산업에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대림에이치앤엘은 싼 값에 사온 기술로 수십억원 규모의 플라스틱을 생산해 다시 대림산업 등 계열사에 납품해왔다.

대림에이치앤엘의 계열사 기술권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4년에도 대림산업으로부터 아파트 베란다 결로 저감장치와 고성능 복층유리 제작기술을 사들여 관련제품을 계열사에 납품하고 있다.

이밖에 타일과 차음재 등 건축자재는 물론 모델하우스 디스플레이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대림에이치앤엘을 위한 계열사 지원은 방대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대해 대림에이치앤엘 관계자는 "대림그룹은 계열사와의 거래가 쉽지 않다"며 "거래가격 산정이나 배정 절차가 까다롭게 이뤄진다"고 밝혔다.

◇미수채권 계열사에 넘기기도〓대림에이치앤엘은 미수채권을 계열사에 넘기기도 했다. 대림에이치앤엘은 지난 2004년말 아파트 건설 투자계약과 관련해 셀그룹에 빌려준 대여금과 미수이자 채권 70억원을 대림코퍼레이션에 넘겼다.

이 부사장의 강한 의지로 주력사업과 연관이 없는 신규사업에 진출했지만 성과없이 퇴각하기도 했다. 지난 2003년 우즈베키스탄 로또복권 업체인 멀티랏(투자금 83억원)과 엔터테인먼트업체 혜성미디어(투자금 15억원)에 투자했지만 별다른 수익을 올리지 못한 채 물러났다.

대림에이치앤엘은 이 부사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배당에 나섰다. 지난 2005년 당기순이익 44억원중 16억원을 이 부사장을 위해 배당한 것이다. 액면가가 5000원인 주식 1주당 8000원을 배당한 것으로 160%의 배당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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