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가처분 신청''본안 소송' 준비 가속.. 일부는 '은행 눈치' 몸조심
법원이 통화옵션상품 키코의 '불완전 판매'를 일부 인정함에 따라 키코 가입 중소기업들의 키코 관련 소송이 급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잇따라 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소송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거래 은행과의 향후 관계 등을 우려해 소송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기업도 있다. 자칫 주거래은행과의 관계가 악화돼 향후 신용창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키코 피해 중소기업들은 전날 법원이디에스엘시디와모나미(1,666원 ▼55 -3.2%)가 제기한 키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소송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키코 피해 기업들의 모임인 '환헤지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법무법인 등을 통해 가처분 신청을 낼 지, 아니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즉각 본안 소송을 제기할 지를 상의했다.
한 키코 피해 기업 관계자는 "법원 결정이 나오자마자 관련 당사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송을 제기할지를 검토했다"며 "다른 기업들과도 대책을 논의하는 등 소송 준비에 분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 키코 계약 기간이 만료된 기업들과 중도 해지(청산)한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법원의 결정이 '효력 정지'이지만 본안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에는 관련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뒤늦게 공동대책위원회에 가입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대부분으로 가입에는 제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키코 가입 기업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오는데 '대책위원회에 지금이라도 가입할 수 있느냐'를 문의하는 전화가 많다"며 "가입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은행별, 기업별로 여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른 기업들도 은행에 따라 분류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개별 접수하는 방식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자들의 PICK!
다른 한편에서는 법원의 결정을 내심 반기면서도 소송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송을 제기했다 자칫하면 주거래은행에 밉보여 향후 신규 여신 및 기존 여신 연장 등 신용창출에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본안 소송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어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소송 참여 희망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주거래은행과의 관계를 생각해 소송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키코 피해 기업이 약 500개 기업인 데도 대책위 가입 기업은 170여개사로 3분의1 수준"이라며 "가입 안한 기업들은 소송 추이를 지켜보거나 은행 눈치 보느라 가입 못한 기업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동명 수석부장판사)는 전날 모나미와 디에스엘시디가 SC제일은행을 상대로 낸 옵션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본안 판결 선고 시까지 신청인 기업들이 체결한 키코 계약 중 해지권 행사(11월3일) 이후에 만기가 도래하는 구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